[아침시평] 지역경제 발전과 사회적 대화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전남대 명예교수 입력 2022.10.23. 14:41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경제 현실을 볼 때마다 고민스럽기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열악한 기업환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역기업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더욱 그렇다. 더욱이 최근 원자재비가 급상승하고 있고, 고금리에 고환율로 자금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버텨내고 있는 중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있자니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처럼 힘든 상황을 보면서 필자는 오늘도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광주경제진흥의 해법을 찾느라 노력해 보지만 역부족임을 실감하고 있다.

얼마 전이다. 지역대학에 설치된 고용노사관계 전문가 과정의 세미나에서 수강생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 지원사업으로 호남지역의 기업, 공공기관, 사회단체 등에서 리더들이 주경야독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수업에서 우리는 먼저 우리 고장의 재정자립도, 제조업 비율, 청년 실업율 등의 지표를 다른 지역과 면밀하게 비교해 보았다. 그러고 나서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광주·전남의 암울한 현실을 어떻게 타개하면 좋을지 머리를 맞대어 보았다. 남도를 이끄는 리더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통감하면서 함께 하고 나니 훨씬 더 진지하게 임할 수 있었다.

이날 오랜 토의 끝에 찾은 해법의 하나는 다음과 같았다.우리 지역 지도층 리더들의 사회적 대화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바꿔 말하면 광주·전남의 미래를 논의하는 대화의 채널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역의 주요경제단체들이 열고 있는 포럼들은 많지만, 대개는 유명한 강사들을 초빙하여 조찬세미나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저 교양강좌 수준에 그치면서 논의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여러 기관이나 단체들이 열고 있는 포럼 또한 지역의 현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지라 서로가 중지를 모아 해결책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광주와 전남, 이른바 남도의 앞날을 연구하고 토의하는 공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물론 광주·전남의 경쟁력을 키우고 시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싱크탱크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관 중심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차원에서 함께 문제를 풀어 가기에는 부족하지 않겠느냐 말이다. 더욱이 광주와 전남은 서로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생기다 보니 종종 갈등을 빚는 사례들도 게 많아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사회적인 대화 채널로 적합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콜로키움을 들었다. 사계의 전문가를 모셔 놓고 고견을 듣고 나서 30명 내외의 참석자들이 깊이 있는 견해를 피력해가며 대안을 모색하는 방법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올해 들어 시작된 미래남도 콜로키움은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다. 달마다 한 번씩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이슈를 중심으로 꾸준히 개최되고 있으며, 이렇게 다루어진 내용은 보다 많은 시민과 도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다음날 지역신문 한 페이지에 보도되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된 과정에서 찾아보는 중요한 화두는 '동반성장은 시대정신'이 었다. 동반성장의 전도사라고 불리는 정운찬 전 총리의 첫 발제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경제 발전의 해법을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성장하자'고 하는 사회철학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특히 지속 가능한 사회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크고 작은 나무를 함께 키워야 숲을 만들 수 있도록 하려면 승자독식을 견제하고, 참여자에게 정당한 몫을 배분하는 협력적 경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해소가 절실하며 초과이익공유제와 같은 대안을 계속해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왜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운 해법 가운데 간과해서는 안될 사례가 있지 않던가. 12대에 걸쳐 400년간의 부를 이어 온 경주 최부자집 동반성장의 교훈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현재까지 미래남도 콜로키움에서 인구감소시대의 국토균형발전, 탄소중립시대의 우리 남도역할, 남도관광의 상생해법, 초광역권에 기반한 광주·전남의 산업혁신전략 등 지역의 이슈들을 다루어 왔다. 그렇지만 우리 지역경제 발전의 해법은 광주와 전남의 상생을 통한 부단한 사회적 대화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이 더욱 클 것으로 생각한다. 박성수 광주경제고용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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