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이재명, 이회창 문재인 중 누구 길 가나?

@박지경 입력 2022.09.07. 20:04

#이회창

그는 김영상 정부에서 감사원장·국무총리를 하며 국민의 주목을 받더니 정치권에 뛰어들자마자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거쳐 1997년 총재가 됐다. 그리고 곧바로 15대 대선후보 경선전에 뛰어들어 여당 후보가 됐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아들이 체중미달로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병풍 논란과 경선 2위였던 이인제 후보의 탈당·출마로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IMF외환위기로 김영삼 정부가 최악의 상황에 처하자 대통령을 탈당시키고 신한국당 간판을 내리고 한나라당을 창당했다. 그럼에도 DJP연합을 앞세운 김대중 후보를 이기지 못하고 불과 1.6%p인 39만표 차이로 낙선했다.

그는 낙선 이후에도 한나라당 총재가 됐고 제16대 총선 승리에 이어 2002년 16대 대선 한나라당 후보로 다시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다시 2.33%p 차의 패배. 더욱 거세진 병풍 논란과 노무현 후보의 드라마틱한 반전을 극복하지 못했다.

두 번의 대선 기간동안 이회창 후보 측은 승리를 확신했다고 한다. 특히 두 번째 도전에서는 패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하늘은 이회창에게 대권까지 주지는 않았다.

#박근혜

1979년 10·26 사건 이후 20년 가까이 세간에서 잊혀졌던 박근혜는 15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에 입당, 정치에 발을 들였다. 15~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역풍으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각종 선거에서 승리를 이끌며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17대 대선후보 경선에서 청계천 복원과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운 이명박 후보에게 석패했다. 당내 지지도에서는 앞섰으나 국민지지율에서 뒤진 부분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2년 2월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구원투수로 등판, 새누리당을 출범시킨 후 승리를 이끌었으며 제18대 대선에서는 민주통합당 소속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문재인

2012년 18대 대선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가 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겨뤘으나 3.53%p의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이어 이후 의원직을 유지하며 평당원으로 잠행했지만 2015년 2월 호남정치권과 당내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나가 승리했다. 그러나 이 결과로 당이 분열되고 결국 대규모 탈당으로 호남 정치권과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고 20대 총선에서 호남 참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일찍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어렵지 않게 승리했다.

#이재명

2022년 20대 대선에서 역대 최소 격차로 아쉬운 패배를 한 이후 곧바로 열린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 압도적 표차로 경쟁후보를 제치고 제1야당의 대표가 됐다. 원내 제1당의 대표로 일단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게 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색깔을 완전히 지울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첫번째 대선 도전 실패를 딛고 당을 장악해 또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모습이 이회창, 박근혜, 문재인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당내의 당대표 경선 불출마 요구에도 출마를 강행한 것은 이같은 선배 대선후보들의 전력을 참고한 때문으로 보인다. 일단 이 대표는 위 3명의 선배들처럼 또다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벌써 '이재명 대통령'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초반에 흔들리면서 이들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이 대표의 선택이 박근혜, 문재인의 사례가 될지, 이회창의 실패가 될지는 모를 일이다. 필자의 눈엔 이재명 대표의 언저리에 '이회창의 그림자'가 어른 거린다. 물론 지금이다. 이 대표가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민주당을 회복시키고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성공의 그림자로 바뀔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한 공천과 인사가 절대적이다. 우선 뒷말이 무성한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선임 문제를 경선을 통해 해결하기 바란다. 당 대표 사람심기를 통해 불공정 이미지를 갖지 않기 바란다.

또 강성 지지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오히려 반민주당세력을 키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외연 확장과 중도층 잡기에 실패해서는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두번 연속 아쉽게 진 이회창 후보가 그랬다.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바라지 말고 민주당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여당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대선후보들이 즐비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야당 대표가 돼야 할 것이다. 박지경 디지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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