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우영우 신드롬과 반다비체육센터

@양기생 신문잡지본부장 입력 2022.08.24. 14:49

텔레비전 채널 ENA에서 방영됐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호평 속에 최근 마무리됐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가 사건들을 해결하며 성장하는 휴먼 법정 드라마다.

'우영우'는 주연과 조연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에 탄탄한 시나리오가 뒷받침되고 고래라는 거대한 해양 동물을 소재로 활용하는 등의 요소가 버무려지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우영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의뢰인을 대하며 소신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시청자들이 수목극인 '우영우' 방영을 기다리고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집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다. 가히 '우영우'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록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우영우가 이목을 끄는 것은 소위 마이너 방송의 대박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16부작으로 제작된 우영우는 1%로 안되는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종영할 때는 드라마 부문과 종합 부문 1위를 기록하며 기적의 스토리를 썼다.

무엇보다 우영우의 히트가 반가운 이유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다.'우영우'는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조명했다. 정답이 아닌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방식에도 호응이 쏟아졌다.

장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이전에도 있었다. 가깝게는 지난 4월 20부작으로 종편채널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있다. 우리네 삶에 대한 응원을 담은 드라마인데 발달 장애 배우가 주인공 언니로 직접 등장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멀게는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이 소환된다. 자폐성 장애의 아픔을 간직한 아들의 꿈을 실현시켜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엄마 이야기를 그렸다.이처럼 장애에 대한 드라마와 영화가 종종 제작되고 전파를 타긴 하지만 장애 인식 개선 등의 긍정적인 반향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영우 신드롬을 지켜보면서 문득 궁금한 것은 '현실속 우영우가 가능한가' 였다. 대한변호사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 등록 변호사는 모두 2만6천486명으로 이 중 장애를 가진 변호사는 없다. 문제는 능력과 별개로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인식이 현실판 우영우 변호사 탄생에 장애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자폐 하면 엘리트 변호사 우영우 보다 영화 말아톤의 어수룩한 주인공 초원이가 먼저 떠오르는게 현실이다.

지난 주 전국에서 처음으로 반다비체육센터가 북구에 문을 열었다. 반다비체육센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누리는 생활밀착 사회통합형 체육시설이다. 반다비체육센터는 정부가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최 성공을 계기로 장애인생활체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2025년까지 전국 150개 지자체에 들어선다.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 지역사회 통합 증진, 스포츠복지 인프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구 반다비체육센터는 사회적 약자와 주민들이 이동 불편을 느끼지 않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고민했다. 자동문 설치, 높낮이 없애기, 휠체어 활동 반경을 고려한 동선 확보 등으로 장애 없는 생활 환경 시설 인증도 받았다.

광주지역 등록 장애인은 7만 여명, 이중 31% 정도가 북구에 거주하고 있다. 장애인 관련 체육시설이 태부족인 상황에서 반다비체육센터는 사회적 약자에 안성맞춤형 체육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광주지역에 장애인 목욕시설이 열악한데 반다비체육센터에는 가족 샤워실 3개를 비롯해 맞춤형 중증장애인 전용 목욕시설을 갖추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반다비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대회의 마스코트 이름이다. 장애 비장애를 아우르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편가르기식 용어 대신 반다비란 단어도 더욱 많이 사용되길 바란다. 전국에 수없이 많은 반다비체육센터가 문을 열게 되면 장애인의 사회참여 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편견과 색안경을 끼고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도 시나브로 바뀔 것이다. 동정의 시선과 도움을 받는 객체로서의 장애가 아니고 다름의 존재로서, 하나의 인격체로 널리 인정받는 사회 분위기가 하루빨리 형성되길 꿈꾼다. 양기생 경영관리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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