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신드롬이다. 자폐스팩트럼 장애 변호사 우영우의 일상에 대중의 환호가 뜨겁다. 세계가 들썩인다.
다름을 배제와 차별, 혐오 등 폭력으로 대하는 이 사회에 우영우의 범상치 않은 인기는 '다름' 혹은 '다양성'에 한줄기 숨길을 열어준다. 또한 '다름'이 '특별함'일 수 있다는걸 보여주며 우리사회의 폐쇄적이고 폭력적인 그들만의 리그에 균열을 일으킬 태세다. 다름이 치명적인 위험요소로 작동하는 이 사회의 야만성에 질문을 던진다.
공정의 탈을 쓴 차별과 배제, 혐오
생각해보면 차별이, 낙인이 어디 장애뿐이던가. '비수도권', '여성', '성소수자', 경제적 약자에 이르기까지… 거론하기도 민망하다. 소위 정상이니 평범이니 하는 것들에서 벗어나면, 무리에 들지 못하면 가차 없이 낙인으로 내몰린다. 이 무지막지한 사회에서 '정상, 비정상' 등의 야만적 기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달리 피할 방도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차별과 배제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는 양상이다. 갈라치기와 돌려가끼의 달인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을 단박에 압도한다. 정부 인선에 드러난 '서오남·서육남'(서울대, 오십대, 남자·서울대, 육십대, 남자). 노골적인 지역, 성, 학교 차별이다. 여기에 흠결이 있든 없든 검사 선후배, 친인척, 자신과 부인 김건희 여사 지인 등 '사적 기준'을 공적 영역에 노골화, 공식화 했다.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설상가상, '국민기본권'은 물론 '소위 능력주의'도 차버리고, 이 사회 망국적 폐해인 학벌주의, 지방소멸 조장에 앞장 선다. 대통령의 지시, 반도체 인력양성은 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전개된다. 교육부가 '여력이 있는 대학'을 기준으로 압도적 우위를 지닌 수도권 대학 싹쓸이를 도왔다. 형식적·절차적 공정을 가장한, 그래서 더 나쁜, 차별과 배제의 끝판왕이다.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로 약자의 기회를 박탈하는 심각한 폭력이다. 21세기 선진 국가가 한 짓이라 믿기 어렵다. 국민기본권 침해에, 국가적 부담이고 재앙이다.
그뿐인가. 대명천지에 여대생이 캠퍼스에서 동년배에게 성폭력 살해당하는 이 참혹한 시절에, 스토킹과 데이트 살인으로 수많은 여성들이 살해당하는 이 끔찍한 국가에서 닥치고 여성가족부 폐지 로드맵 주문이나 하는 대통령이라니. 사회적 합의는 커녕 공론화도 없다.
결은 다르지만 대통령이 만만하게 즐기는 북한팔이도 되짚어보면 매한가지다. 어처구니가 없다. 16명을 살인한 것으로 알려진 북송주민 의인권 운운하기 전에 이 나라의 '버젓한' 국민, '비수도권 거주자,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경제적 취약층' 등등의 인권부터 먼저 챙길 일이다. 자국의 약자는 배제하고 갈라치고, 차별하면서 어디 선전용 인권이란 말인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배반이다.
대통령과 전 여당 대표의 빌런급 갈라치기, 차별 행태에 대학생까지 올라탔다. 연세대생이 원청인 대학이 아니라 청소노동자를 문제삼아 고소한 사태까지 추락했다.
어쩌다 이지경이 됐나. 소위 지도층, 권력 상층부의 안하무인과 무소불위, 부끄러움도 모르는 막가파식 차별과 배제, 혐오라는 암적요소가 젊은세대에까지 전염된건 아닌가 의심된다. 부끄러운줄 알아야한다.
천박한 사회에 한줄기 숨길을
이 혼돈 속에 '우영우'가 비현실이나 판타지가 아니라 '실재'하는 현실이라는 사실에 이르면 저간의 질문들은 더욱 다양해진다. 우영우의 실재 모델은 세계적 동물학자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템플 그랜딘 교수로 알려졌다. 그녀는 두 살 때 자폐 진단을 받고 '시설에서 평생을 살아야할 것'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선고는 돌파됐고, 그녀의 인도주의적 동물복지 설계는 북미 목축 시설 60%를 차지한다고 한다.
허나, 역으로 우영우가 '이상'하거나, '특별'한 것 자체가 슬픈 현실이다. 모든 다름이 그 자체로 자연스러울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늘이 준 권리를 가진다는 인류의 주장과 바람은 이미 저 18세기부터 내려온 명제 아닌가.
어쩌면 '이상한 변호사'를 향한 열광은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 천박한 시대를 영롱하게 살아내겠다는 다짐일게다. 대중의 뜨거운 호응은 우영우가 던진 질문에 대한 열렬한 지지이자 동의이고, 어쩌면 이 뒤틀린 세상을 향한 하이킥이다. 조덕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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