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왜 다시 불평등이고, 불균형인가?

@강동준 입력 2022.06.01. 15:28

그 정책이 참여정부의 불씨를 시작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10년 역주행, 문재인 정부의 '기대 이하' 평가였다면 이젠 윤석열 정부의 '정반합'(正反合)을 믿고 싶다. 혁신도시만 보더라도, 나무만 심어두고 울창한 숲이 되길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지역균형발전이 어디가 절실한 지, 그래서 지역간 격차와 불균형을 해소하고, 그 균형발전을 통해 '100년 경쟁력을 갖추는 대한민국 지방시대'의 성공한 윤석열 정부를 기대해본다.

"넓디 넓은 벌판만 보여 황량하기 그지 없었고, 황톳배를 형상화한 신사옥만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밤이 되면 암흑천지가 되어버린 탓에 퇴근 후 산책하고 여유시간을 즐기겠다는 소박한 꿈도 접어야 했다. 그래서 혁신도시로 이주한 직원들은 나주와 시베리아를 합쳐 '나베리아'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만 했다…."

조환익 전 한전 사장이 지난 2016년 펴낸 책, '전력투구'(電力投球)에 썼던 한 대목이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가 지난 2014년 말 첫발을 내딛은 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도무지 활력을 찾기가 힘들다. 건물 곳곳에는 '임대'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사무실 공간은 텅텅 비고 연구소와 기업유치는 말뿐, 도시의 성장이 멈춰선 느낌마저 든다.

지방 몰락은 예견된 현재진행형

혁신도시 출범 초 몇해까지는 건물이 올라가고 사람이 북적북적하면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예고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지원정책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지역민들의 한숨이 깊다. 비단 혁신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방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는 소멸위험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으로 국토면적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국내 총인구의 절반인 50%가 살고 있다. 서울 인구가 980만명을 웃돌고 경기 인구가 1천300만명에 육박한다. 수차례 얘기지만, 수도권 집중이고 과포화 상태다. 이런 와중에 올 3월 주민등록인구 통계기준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중 113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전남은 22개 시·군중 18곳이 해당된다. 그래서 다시 지자체간의 격차와 불평등, 국토의 불균형을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럴까?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까지 이런 위기에 대처해온 것은 사실일텐데….

국토의 균형발전을 핵심 국정과제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다. 지난 2003년 2월 참여정부 출범 4개월만인 6월에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방침을 내놓고, 그해 12월 지방분권법과 국가균형발전법 등 지방화 3대 입법이 성사된다. 다음해인 2004년에 세종 신행정수도건설,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등 수도권 분산정책이 속전속결로 진행된다. 공공기관의 반강제적(?)이전정책에 수도권 기관들의 반대와 반발이 거듭되었지만, 지방에선 "노무현의 균형발전이 옳다. 이제는 지방이 살아나겠다"는 기대가 높아만 갔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이런 분산정책은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서 난항을 겪는다. 행정도시 건설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세종시 건설이 2년 가량 늦춰지고, 전국 10곳의 혁신도시 건설도 잠시 중단되기도 한다. 기존의 균형발전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유지·발전은 커녕 오히려 취소되거나 수도권 규제완화로 이어진 것이다. 2011년 입주가 시작된 판교 테크노밸리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지난 2017년 5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균형정책이 뒷전으로 밀린다. 참여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아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균형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판에 오히려 수도권 중심 발전전략으로 이어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3기 신도시 건설이나 수도권급행철도(GTX)건설,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그것이다. 균형발전 정책의 역행에 지역 민심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18년 2월 균형발전 비전선포식에서 "노무현 정부보다 더 발전된 균형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말은 빈말이 되었고, 이후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균형정책 추진에도 수도권 집중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는 지역민의 입장에서 못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의 국토 균형정책은?

이젠 윤석열 정부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통해 지역공약으로 17개 시·도,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76개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대체할 상설기구로 '지균특위'가 전권을 부여받아 국정과제인 지방시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균형발전이라는 의제의 중요성이나 그 위상이 전 정권과 비교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점쳐져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 지방의 기대감이 높다.

6·1지방선거에 출마한 강기정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와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도 이같은 국정기조에 발맞춰 민선8기를 '균형발전을 통한 도약의 시간'으로 다짐하며 시·도간 상생공약을 내놓았다.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도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즌2'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그 정책이 참여정부의 불씨를 시작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10년 역주행, 문재인 정부의 '기대 이하' 평가였다면 이젠 윤석열 정부의 '정반합'(正反合)을 믿고 싶다. 혁신도시만 보더라도, 나무만 심어두고 울창한 숲이 되길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지역균형발전이 어디가 절실한 지, 그래서 지역간 격차와 불균형을 해소하고, 그 균형발전을 통해 '100년 경쟁력을 갖추는 대한민국 지방시대'의 성공한 윤석열 정부를 기대해본다. 강동준(이사·마케팅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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