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호남권 메가시티를 기대한다

@양기생 신문잡지본부장 입력 2022.04.27. 16:58

최근 지방분권 운동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이 그것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을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어 발전시키는 국내 첫 특별지방자치단체(특별연합)로 지난 19일 출범했다. 특별연합이라는 다소 생소한 형태의 부울경 메가시티는 부산 경남이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랫동안 추진해 온 결과물이다.

2006년 특별자치제도가 도입된 이후 첫 사례다. 지난 1월13일 출발한 4대 특례시(수원, 창원, 용인, 고양)와 함께 지방분권의 새로운 흐름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특별지자체란 2개 이상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특정 목적을 위해 광역적으로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설치하는 지자체를 말한다. 규약으로 정하는 사무 처리 범위 내에서 조례·규칙 제정권과 인사·조직권 등 자치권을 가진다. 별도의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구성할 수 있어 기존의 행정협의회나 지자체조합과 달리 개별 지자체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부울경 특별지자체의 공식 명칭은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이다. 인구 규모는 총 776만명(부산 334만명, 울산 112만명, 경남 330만명)이다. 2040년까지 인구를 1천만 명으로 늘리고, 지역내총생산(GRDP)을 현재 275조원에서 49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수도권에 대적하는 단일의 경제·생활권을 형성해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새로운 균형발전 모델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지방분권 출현인 셈이다. 전국적으로 확산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메가시티 조성 흐름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대구와 경북이 추진 중이고 대전과 충청권도 움직이고 있다. 메가시티는 비대해진 수도권이 지방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 블랙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통합 추진은 오래 전부터 진행돼 왔다. 멀리는 민선 1기 송언종 광주시장과 허경만 전남도지사 시절부터 거론되어 왔다. 당시 기대와 달리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허송 세월'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화두로 내세웠던 노무현 정부 시절과 이후에도 통합은 여러 차례 화두로 대두됐다. 이해득실을 따지는 일부 정치 세력과 주민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의 이유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은 영산강 물줄기를 바탕으로 1980년대까지 1천년을 함께 해 온 공동운명체다. 정서적으로 한 뿌리나 다름없는 광주·전남을 다시 합치는 것은 바람직하며 당연하다. 군공항 이전을 비롯한 해묵은 현안 해결 가능성 제고 등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말할 수 없이 크다.

통합의 불씨를 다시 살린 건 2020년 9월 이용섭 시장의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이 시장은 광주·전남 통합이라는 화두를 던졌고 그로부터 2개월 뒤에 김영록 도지사와 전격 합의문을 발표했다. 현재 광주·전남 통합에 대한 연구 용역은 광주전남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규모다. 메가시티는 통상 1천만명 이상의 도시를 말한다. 생산과 소비, 유통이 한꺼번에 해결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더욱 메가시티라는 이름에 걸맞는 규모를 생각하면 광주·전남 통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전북까지 함께묶는 호남권 메가시티가 필요한 이유다. 광주 143만명, 전남 182만명, 전북 178만명을 아우르는 503만명 규모의 메가시티가 되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목표 중 하나가 국가 균형 발전이다. 김병준 지역발전특위위원장을 선임하며 인수외와 별도로 지역현안을 챙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균형 발전에 의지를 갖고 지방순회에 나서며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침 부울경 메가시티도 출범했다. 바야흐로 호남권 메가시티 조성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민선8기도 시작한다. 광역단체장들이 적극 나서 준다면 광주·전남 통합의 물꼬를 트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그러기에 앞서 이번 6·1지방선거에서 호남권 메가시티가 주요 이슈로 공론화되어 여론 형성과 지역민의 공감대 형성이 이뤄졌으면 한다.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호남권 메가시티 추진 공약을 기대해 본다. 양기생 경영관리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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