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위드 코로나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은 시작됐다

@강동준 입력 2021.10.20. 16:28


위드 코로나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은 시작됐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만 할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말이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불어나게 할 수 있을까? 돈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조금만 더 부지런히, 영리하게 머리를 쓰면 나도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화수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더 많은 수입을 찾아 고군분투하며 몰려드는, 돈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을 그린 머니 러시(Money Rush). 이 사회적 현상은 두 직업을 병행한다는 투잡에 이어 3∼4개 직업까지 소화하며 뛴다는 'N잡러', 어떤 것이 부업이고 본업인지 경계를 두지 않고 자신을 하나의 기업처럼 생각해 수시로 투자하는, 이른바 '액체사회'등과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트렌드에 반영된 우리사회의 모습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2022년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한 신간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 창) 일부 내용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등 10명이 공저한 것으로, 2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쳐 '위드 코로나'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트렌드를 분석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즉, 2022년은 코로나 시대 이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첫 해인데다 3월 대선에 6월 전국동시 지방선거까지 대한민국 국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 시대, 그렇다면 내년에는 어떤 사회적 트렌드와 현상이 펼쳐질까.

공동체는 개인으로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고립된 섬'이 되어간다는 '나노사회'를 첫 번째 트렌드로 꼽았다. 다소 씁쓸하지만 나노사회는 공동체 문화의 붕괴와 개인주의 문화로의 급속한 이행을 의미한다. "코로나 통금 덕분에 회식이 줄어서 너무 좋아요" 지난해 1인가구 664만가구, 전체 가구수의 32%다. 개인화의 추세는 조각조각 흩어지고, 끼리끼리 관계 맺고, 내 편끼리 공명하는 것이다. 가족의 해체와 일의 파편화, 1인 가구의 증가는 자기책임을 가중시키고 더욱 고립된 '고독한 개인'을 만들어낸다. 고독한 개인에 거대한 군중이다.

대안으로 공감력을 제시한다.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는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과, 트렌드와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폭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균형잡힌 시각, 마지막으로 휴머니즘을 강조한다. 지역의 관점, 국가의 관점, 공동체의 공공선, 더 나아가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 등 지구인으로서 정체성의 재인식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고려할 때 한국 사회의 분열 우려도 제기된다. 줄세우는, 아니 줄서려는 정치권의 특성상 좌우 편향적으로, 또는 지역적 편가르기로, 아니면 깐부식으로 나눠 갈기갈기 찢고 내 편(합법)과 네 편(불법)을 가를 것이란 우려다.

책에서 소개하는 주요 트렌드들은 '나노사회'가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근인(根因)으로 분석한다.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는 높아진 반면 개인을 둘러싼 경제환경은 더 나빠져 나타나는 '머니 러시'를 비롯해 경제적 능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희소한 상품을 얻을 수 있는 능력 '득템력', 도시에 살면서도 소박한 '촌스러움'을 지향하는 '러스틱 라이프',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힐링을 도모하고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바른생활 루틴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소비력을 갖춘 집단으로 성장한 40대의 '엑스틴 이즈 백'….

'내러티브 자본'은 정치영역에서 자신만의 서사(敍事)를 내놓을 때 강력한 주목을 받는다며 내년 선거를 '내러티브 전쟁'으로 예측했다.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는가'에 중점을 둔다면 내러티브는 '이야기를 어떻게 구조화해 표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책에서 말하는 트렌드의 변화만큼 우리사회는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기술혁명의 소용돌이다. 버튼 한번 누르면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가 최대 200㎏을 싣고 시속 120㎞로 수 시간을 비행하는 시대가 왔다. 특허 신기술이 가장 많다는 휴대폰의 경우 카메라의 화소수가 1억800만, 거기에 피사체의 확대가 100배 줌. 이는 80인치 TV 화면 크기보다 더 크게 프린트해도 선명할 정도다. 여기에 종이처럼 접어도 깨지지 않는 초박형 광화유리가 휴대폰에 사용되는 등 신기술의 향연이 거듭되고 있다. AI(인공지능)와 전기차의 혁신플랫폼 변화는 또 어떤가?

2022 정치 트렌드 하나 더 추가

2022년 3·9 대선에 이어 딱 84일 뒤에 치러지는 6·1지방선거는 분명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는 중요한 대전환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한복판에 선 정치가 급변하는 미래사회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고 기술혁명의 변화에 발걸음을 맞추지 못한다면, 하는 우려가 앞선다. 아니, '3류'라는 혹평을 받을 만큼 그 수준이 한참 뒤떨어지고, 아예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2022 정치 트렌드 하나를 추가한다. '초선도 아닌 0선의 질주'. "왜 원내경험이 전무한 야당 대표가 탄생하고 그런 여야 대선 후보가 나와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일까?" 내가 싫든 좋든 엄연한 현실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 기성정치에 대한 심판일까, 환멸이 극에 달한 것일까? 막말로 조롱받는 의회, 정치꾼들이 모여 제구실 못하는 정당, 내로남불과 끼리끼리 해쳐먹는 패거리 정치의 퇴행까지… 정말 모르는 것일까. 내년에 0선 대통령이, 진짜로 대한민국에서 탄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강동준(디지털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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