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 시청과 행복 습관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3.02.26. 13:49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팀의 10년 연구결과 '행복은 전염된다'.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작년부터 "뉴스를 보지 않겠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뉴스가 스트레스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뉴스(NEWS)는 North East West South의 약자로 동서남북을 뜻한다. 뉴스를 안 보면 세상물정을 모르고, 뉴스를 보면 스트레스가 되는 요지경 세상이다.

뉴스는 하루 몇 회 시청이 적당할까. 일반적으로 매일 저녁 9시 뉴스만 시청하거나 TV나 라디오를 통해 3회 정도 시청하는 이들이 다수이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유튜브로 뉴스를 시청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문제는 뉴스를 본 이후에 마음이 편치 않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뉴스 안에 각종 사건과 사고, 그리고 증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뉴스가 원래 그런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것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진 중립국가 핀란드, 덴마크 뉴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깨끗한 환경처럼 뉴스도 자연환경과 교육, 문화, 혁신과 기술, 사회복지 등의 주제를 중립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다룬다.

반면 우리나라의 뉴스는 자본주의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분야 등에서 핫이슈의 헤드라인을 뽑아서 강조하고 신속하게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IT 강국에 이어 세계 최초의 5G 초고속 통신망 구축을 기반으로 모바일 중심의 인터넷 포털과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중 극우 유튜버 등의 가짜뉴스가 논란거리이다. 대다수의 목적이 조회수, 구독자의 증가와 슈퍼챗 등을 유도하기 위해 선동적, 자극적, 공격적인 뉴스들을 쏟아내어 이념 갈등을 조장하고 시청자들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고 있다.

2022년 UN 산하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세계 행복지수(World Happiness Report) 조사에 따르면 세계 146개 국가 중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이 1위부터 8위까지를 차지했다.

동아시아에서는 대만 26위, 일본 54위이고, 대한민국은 59위(OECD 38개국 중 36위)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가난한 나라 부탄의 행복지수 1위(2010년 영국 신경제재단(NEF) 발표)와 9년 후 95위(2019년 SDSN) 추락이다. 조사기관과 척도가 다르고 가짜 조사라는 주장도 있지만, 미국 건강정보 사이트인 라이프핵의 "TV나 인터넷 환경이 열약하고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 사는 부탄인들은 그들만의 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기사가 설득력이 있다.

행복은 남과 비교할 때 사라질 수 있다는 반증이다. 또한 사건·사고 등의 부정적인 뉴스를 많이 접할수록 스트레스나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불행을 자초할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인 니콜라스 카는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잇따라 일어난 불행한 사건들은 '디지털 네트워크가 평화적인 세계를 만들어 인류를 하나로 뭉치게 해준다'는 실리콘밸리의 약속이 얼마나 무책임한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반대로 하버드대의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연구팀은 4천700여명을 대상으로 개개인과 연결된 가족, 친구, 이웃 등 총 1만2천여명의 10여년 간 행복도 조사에서 행복한 동료를 만날 때 행복해질 확률이 약 9%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행복은 전염된다(Connected)'라는 책을 통해 전파했다.

이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이나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과 같다. 행복한 것을 자주 접하면 행복해지고, 불행한 것을 자주 접하면 불행해진다는 단순한 원리이다. 뉴스 시청과 행복 습관은 결국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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