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권도시 뉘른베르크 인권도시 광주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입력 2023.02.20. 10:34
뉴른베르크에 있는 나치전당대회장. 뉴른베르크시는 나치 전당대회가 열렸던 이 건물과 주변 장소 전체를 나치 범죄의 기록으로 보관해 세계적인 인권 교육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신경구의 포용도시

현재 독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권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로 뉘른베르크를 들 수 있다.

이 도시는 1933년부터 1938년까지 나치가 해마다 수십만명이 모여서 대규모 전당대회를 열었던 나치 세력의 중심지였다. 나치가 패배하고 나서 이곳에서 전범재판이 있었고, 뉘른베르크시는 나치 전당대회가 열리던 건물은 물론 주변 장소 전체를 나치 범죄의 기록으로 보관해 세계적인 인권 교육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뉘른베르크시는 그 밖에도 '인권의 길'을 만드는 등 다양한 인권도시 과제를 수행했는데 1995년에는 국제인권상을 제정해 2년마다 인권활동가를 선발하고 시상을 통해 그들의 활동을 계속 지원했다.

지난 2021년에는 뉘른베르크시에서 국제인권상 심사위원을 추천해달라는 메일이 와서, 광주광역시와 협의해 전남대학교 안진 교수를 추천했다.

당시 위원회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서 저명한 작가, 학자 등으로 구성돼 있었고, 현재 위원회 역시 유럽의회 의장을 비롯해 유명 배우, 유엔특별보고관 등 이른바 명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세계인권도시포럼에 참석한 뉘른베르크시 인권 부서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반가운 사례이다.

스웨덴의 룬드대학에는 라울발렌베리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는 전 세계 6곳에 지부가 있고, 인권법 관련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케리스 선임연구원이 2019년 유엔 인권 사무차장보로 임명받은 사실은 이 연구소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연구소에서 초청 메일을 받았다. 2023년 1월 말에 세계의 인권도시운동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 유엔인권대표사무소, 유네스코 본부, 유럽연합 기본권연구소, 비엔나 등을 초청하는데 광주도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논의 자체도 중요하지만 인권도시운동에서 대한민국, 특히 광주시가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초청이 매우 반가웠다.

2019년 6월 17일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주최하는 제네바 회의에서 이용섭 전 광주시장이 주제 발표를 했다.

역시 세계인권도시포럼이 만들어낸 특별한 결과였다.

2021년 4월 6일에는 광주광역시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함께 미얀마 특별회의를 주최했고 이용섭 전 시장이 주재한 화상회의에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시장,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에밀리에 사이즈 사무총장, 모르텐 시에름 라울발렌베리 소장이 발표와 토론에 참여했다.

이 회의에서 만든 미얀마 선언에는 한국의 17개 시도지사를 비롯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시장들이 참여했다.

초청을 받지만 직접 참여가 어려워 영상 메시지로 대신하는 일도 있다.

지난해 11월 26~27일 멕시코시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대회에 기조발제를 요청받은 강기정 시장은 시의회 일정에 묶여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 앞으로 국제 행사에서 광주광역시장을 초청하는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반대로 지난 2020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에는 독일의 뉘른베르크, 브라질의 상파울루,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대만의 타이베이 등 세계 주요 도시 시장들의 영상 메시지를 받았는데 이는 포럼을 통해서 돈독해진 국제 네트워크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해마다 10월 초에 열리는 세계인권도시포럼은 단순히 행사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사업도 펼쳐 나가고 있다.

행사 자체도 유엔의 두 기구가 공동주최하는 등 10개의 국제기구를 비롯해서 주한 스웨덴 대사관 등 국내외 40개 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세계도시연합(UCLG) 인권위원회의 공동의장도시,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반차별도시연합(APCAD) 의장도시, 유네스코 세계반인종주의도시연합(ICCAR)의 부의장 도시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유네스코 본부와 광주광역시교육청이 함께 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반차별 집중교육을 시행했고, 지금은 유네스코 방콕사무소와 광주광역시가 협력해 아시아지역 포용도시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은 코이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라울발렌베리 인권연구소 등과 함께 케냐 공무원 인권교육을 수행했다.

'세계인권도시포럼을 인권한류의 시작'이라고 표현한 경상대학교 김중섭 교수의 바람처럼 광주광역시의 인권도시 모범사례가 나라 안팎에 긍정적인 영향을 펼칠 수 있도록 민·관·학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빈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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