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세월호 참사 10주기, 책임의 무게

@김유진 산정중학교 교사 입력 2024.04.16. 18:42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과 연대를 위한 평화 걷기'에 참가하기 위해 4월 13일 토요일 오전 9시 25분 딸 아이와 함께 양림 미술관에 도착했다. 함께 만나기로 한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 순간 지역 언론사의 기자가 다가와 인터뷰를 요청했다. 첫 질문은, "왜 이 행사에 참여하는가?" 이었다.

2018년과 2019년, 당시 근무하던 중학교에서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도군 임회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기억의 동산을 지나 팽목항까지 이르는 9.4km를 걷는 교육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두 해 모두 언론사의 취재가 있었다. 담당 PD가 물었다. "이런 교육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의도와 목적이 무엇인가?"

이 칼럼을 집필하는 날 아침,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 낙찰 업체와 사전 협의 자리가 있었다.

아직 가지 않은 수학여행이다. 필자의 머릿속에서 먼저 24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미리 세워둔 운영 계획서의 1박 2일 일정에 맞추어 출발부터 도착까지를 시물레이션 해 본 후, 확인이 필요한 부분과 요청할 부분을 정리하여 여행사 대표에게 질문한다. 이것이 정리되면 사전 답사를 떠나고 그 이후 미진한 부분을 다시 논의한다. 사실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은 학교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하지만, 활동 장소는 현장(교외), 활동의 형태는 체험, 활동의 목표는 학습인 매우 복잡한 교육 활동이다. 더욱이 숙박형은 교사 10~15명이 몇 백명의 학생을 안전하게 재워야 한다. 그러나 교사는 알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는, 또 매뉴얼이나 안전 점검 체크리스트에서 조차도 걸러내지 못하는 상황들이 분명 존재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과 원칙이 지켜졌을 때 그리고 국가가 시스템과 문화를 제대로 구성하고, 깐깐하게 관리 감독해야지만 무탈하게 다녀올 수 밖에 없는 교육 활동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 우리 사회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회적 참사라 불리는 재난들을 대부분 사기업의 무리한 이익추구나 운영하는 주체 기관의 안전 불감증에서 기인한 것이라 치부해 버리곤 했었다. 안전과 관련한 높은 수준의 인식과 문화, 관련 매뉴얼, 재난 상황 시 대응 시스템등을 제대로 갖추고 관리 감독해야 할 국가의 역할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었다. 세월호 참사는 사회적 참사와 관련한 국가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우리에게 던졌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자. 필자는 "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활동에 참여하고, 스스로 그것을 기획하고 운영하는가?"라는 질문 말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답을 하기가 10년 동안 쉽지는 않았지만, '안전한 사회'라는 큰 의제 아래 교사로서 내가 길 위를 걸으며 외치고 싶었던 구호는 비교적 간단했다. 모두가 각자 져야 할 책임을 지는 것! 알고 보면 총체적 난국이었을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는 사람, 규명된 진상에 의해 명확하게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 참사 이후 시스템을 정비하는 사람, 참사가 남긴 것을 교육하는 사람 등,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책임지는 것! 단, 책임의 주체가 여럿이거나, 기관이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책임의 공백까지 고려한 책임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책임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물론 국가이어야 한다. 물론 '교사로 서의 나'의 책임도 있다. 다만 교사로서 내가 매뉴얼과 체크리스트를 충실히 따랐을 때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가는 확언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이 외쳤던 구호 중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구호를 외칠 때 마다 아직도 많이 애처로움을 느끼는 것을 보면 말이다. 김유진 산정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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