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또 한 번의 국가적인 대참사

@조선중 월곡중학교 교사 입력 2022.11.01. 10:05

이태원 참사 뉴스를 보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일어나서는 안 될 또 한 번의 참사가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일어났다. 언론은 물론 수많은 SNS에서 참사의 모습이 생중계되었다. 전 국민적인 트라우마가 우려되고 있다.

참사의 원인을 무엇으로 돌려야 할지 짐작하는 것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원인이 규명되어야 대책을 세울 수 있고, 이런 안타까운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텐데 지금으로선 그 어떤 것도 쉽사리 떠올리기가 힘들다.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 모두 저마다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나진 않을까 우려도 된다.

이럴 때 우리 교사들은 과연 어린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만 할까? 심리적인 충격을 감안하여 강 건너 불 보듯 무심히 말할 수도 없고, 너무 몰입해서 참상의 모습을 마음에 각인토록 할 수도 없을 일이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솔직히 지금 현재 일어난 상황 자체에 대해서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만을 이야기 하고 싶다. 어찌되었든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에 대한 진심어린 공감만을 말하고 싶다. 아무 것도 규명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이런 칼럼을 쓰고 있는 것조차 마음이 너무 무겁다.

원래는 아수라장 속에 진행된 교육과정 개편 공청회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이 또한 매우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방향이야 어떻든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현장에서 목도한 나로선 너무나도 할 말이 많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바로 직전 일어난 참사는 제쳐두고, 도저히 다른 이야기를 쓸 수는 없었다. 현자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으로선 어떤 발언과 태도를 가지더라도 누군가로부터 비난과 비판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이기에 앞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고뇌가 깊어진다.

다만 한 가지 하고 싶은 말은 인터넷이나 언론 등에서 적어도 안타까운 일에 안타까워하고, 슬픈 일에 슬퍼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자체에는 우리 어른들이 '이러이러한 표현'을 쓰며, 너무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표현함으로써 순수하게 우러난 마음까지 가혹하게 할퀴지는 말았으면 한다. 어떤 언론이나 혹은 나름 정의롭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일부 누리꾼들은 작은따옴표 안의 '이러이러한 표현' 까지 굳이 적나라하게 적시하면서 세상에는 이런 이상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다. 물론 그런 류의 비판도 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어린 학생들이 그런 자극적인 표현과 세상에 대한 불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촌평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고, 우선 애도의 마음이 우러난다면 그 마음에 그저 공감해 주고만 싶다. 지금은 누군가의 가족이지만, 살아가다 보면 어쩌면 우리의 가족과 친구가 될 가능성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이없고, 허무하고, 슬프고, 분노하는 감정들이 뒤엉켜서 오고가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의 흐름에 그저 몸을 맡긴 채 그대로 두고 싶다. 다시 정신을 번쩍 차리고, 두 눈 부릅뜨며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안타까운 참사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심심한 위로와 애도를 표합니다. 조선중 월곡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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