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코로나 이후 일상을 회복하는 학교

@정석 치평초등학교 교사 입력 2022.10.11. 10:16
정석 극락초 교사

지난 달에 학부모 공개수업을 학년별로 실시했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자녀들의 교실 방문이 이뤄지는 것이라 교실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다. 아빠, 엄마, 할머니까지 공개수업을 보러 온 집도 있으니 아이들보다 방문자 수가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하는 부모님도 계셨고, 아이보다 더 떨리는 마음으로 자녀의 발표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님들의 모습에서 잠시 동안 코로나를 잊을 수 있었다.

올 봄부터 현장체험학습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3학년은 처음 경험하는 현장체험학습에 설레여서 잠을 설친 아이들도 많았고, 아침부터 학교가 시끌벅적해진다. 학교가 다시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6학년은 멀리 가는 수학여행 대신에 학교에서 1박 2일 캠핑을 했다. 친구들과 함께 구어먹은 삼겹살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을 것이고 밤늦게 학교에서 경험하는 담력체험은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학교는 이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코로나는 교실 주위를 잔뜩 감싸고 있다. 마스크로 인해 친구들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툼도 많고,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아이들도 많다. 저학년의 경우는 소통의 어려움으로 언어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전에 3학년은 인기 학년이었다. 저학년데 비해 말귀도 알아듣고 선생님의 말씀도 귀 기울이고 교실에서 정한 약속도 비교적 잘 따르는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3학년은 마치 1학년 같은 3학년이란다. 코로나로 원격수업을 주로 했고 학교에 나오더라도 거리두기 때문에 제대로 교육활동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모든 것이 서툴러서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다른 학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협력 수업이나 토론 수업 특히나 모둠 수업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친구들과 의견을 조정하거나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다 쉽게 삐지고 다툼이 생긴다. 아예 무기력하게 모둠활동을 방관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학교와 교육청은 원격수업 등으로 발생한 기초학력 부족의 문제나 여러 요인으로 심리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교육회복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예산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리라 확신한다.

돌이켜보면 학교는 단순히 공부하고 학습하는 곳만이 아니라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를 경험하고 느끼고 성장하는 곳이었다.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서 우리 반, 우리 학교라는 공동체를 이루면서 한 사람의 사회적 존재로서 커가는 곳이다. 어쩌면 집에서 생활하는 것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기에 그곳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학교 만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갈 길이 멀다. 북유럽에서 경험한 초등학교는 가정과 별반 차이 없는 환경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학교에 오는 데 별 정서적 거부감이 별로 없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의 학교는 일제 강점기와 시각적으로 차이가 없는 교실에서 학교 급식실도, 복도도, 운동장도 집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학급별로 학생 수가 20여 명이 넘는 곳에서 견뎌내는 상황이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교육예산을 줄일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학교를 탈바꿈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학교에 공원 같은 쉼터가 있으며, 거실 같은 따듯하고 아늑한 교실에서, 예술, 문화적 감수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각종 특별실과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돌봄과 안전이 보장되는 학교를 꿈꾸면 어떨까? 맘껏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교육과정과 도전 활동이 마련되어 있는 학교

그런 학교에서 생활하고 경험한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우리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울 거라 확신한다. 정석 치평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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