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빅데이터가 학생들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백성동 광주극락초등학교 교사 입력 2022.08.30. 15:17

코로나19 시대 이후로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을 조합해서 만든 '에듀테크' 라는 용어가 등장하였다. 많은 시·도교육청에서는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학생들의 성취도를 점검하고, 개개인에 맞춰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한다는 계획들이 발표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태블릿 등 IT 기기를 지급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디지털 역량도 함께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19 이전만 하더라도 비대면 회의나 수업은 상상하지 못했고, 요즘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에도 인공지능이 부착되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떤 신기하고 즐거운 기술들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하지만 이를 학교 현장에 도입한다는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마음 한 켠의 불편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개학이 미뤄지고,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었던 지난 2020년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난생 처음 유튜버처럼 수업 영상을 찍고, 다시 수업에 맞추어 편집했다. 화상 수업에는 많은 장비가 필요했기에 사비를 투입해서 노트북과 태블릿을 구매한 선생님도 있었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려는 노력도 활발했다. 처음에 열었던 온라인 수업 연수들은 코로나 감염의 위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배우려 오시는 선생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학교 현장은 다급했고, 학생들과 어떤 식으로든 소통하고 만나려는 선생님들의 눈물겨운 노력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전선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지원의 역할을 해야 했던 교육부나 교육청은 두 세 발 늦게 대응하는 모습이 보였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연수들, 각종 장비들은 턱없이 부족했고 현장의 실정을 고려하지 못한 사례들이 일일이 나열하지 못할 정도로 참 많았다.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돌아가면서 겪으며 학교에서 가장 많이 깨달은 것은 과밀 학급보다는 작은 학교가 학교에서 학생들과 더 많은 만남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더 많은 등교 수업을 할 수 있었고, 선생님들이 1인당 보살필 수 있는 학생들의 숫자가 적었던 작은 학교, 작은 학급의 장점이 더 두드러지가 나타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한 수업이 아무리 성능이 더 빠르게 발전해도, 교실 안에서의 수업은 따라올 수가 없다.

위와 같은 경험을 통해 'AI와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학교 현장에서의 수업을 도입하겠다고 하는 여러 정책들이, 학생들을 성장할 수 있을까' 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AI가 학생들의 성취를 판단하고, 부족한 점들을 진단해 준다고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마음으로 하는 교육들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은 지난 교육 현장의 역사가 설명해주고 있다.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정책보다는, 부모가 퇴근 이후에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정책, 선생님들이 만나는 학급당 학생들을 줄여 주는 정책 등, 사람이 사람과 만나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 주는 정책들이 훨씬 더 많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백성동 광주극락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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