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마스크 쓰는게 당연한 2018년생

@김샛별 광주용산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입력 2022.05.24. 18:10

올해 우리 반 아이들이 태어난 해는 2018년이다. 무려 18년생! 유치원이다 보니 태어난 게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어느새 자라 유치원이라는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가 19년 말부터 발생했으니 이 아이들은 마스크가 없이 유치원을 다녀본 적이 없는 일명 코로나 세대이다. 아직 자기 신발도 잘 못 벗는 아이들이 마스크는 꼬박꼬박 쓰고 열 시간 여간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3월에는 혼자 마스크 쓸 줄을 몰라서 한번 벗겨지면 한참을 쩔쩔매며 귀에 마스크 줄을 이리저리 걸쳐보며 " 나 마스크 씌워줘 " 하면서 오던 아이들이 두 달 만에 거꾸로 쓴 마스크고 고쳐 쓸 줄 알고 마스크가 내려온 친구에게는 잘 쓰라고 나름 조언도 해주는 어린이로 자란 시간이 흘렀다.

문뜩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고 곧 실내 방역지침도 해제된다는 기사를 접하고 코로나에서 해방될 코로나 세대 아이들에게 대단한 일인 듯 이야기를 해보았다. " 애들아, 그거 알아? 마스크를 안 하고 우리 유치원을 다닐 수 있을 거야~! 원래는 유치원에서 마스크를 안 하고 요리 활동도 하고 친구들과 가까이서 이야기하고 함께 놀이도 하는 거예요!! 이제 곧 우리 그럴 수 있을 거야~! " 나 혼자 신나서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들은 환호성이나 좋아하는 반응을 보일 줄 알았다. 하지만 끔뻑끔뻑 눈만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 안 돼요! 코로나 걸려요. 유치원은 마스크 써야 하는 거라고 했는데!! "

참…. 마스크를 안 쓰는 건 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한 반응일 지도 모른다. 엄청 오래된 옛날이야기를 해준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우리 아이들이 안쓰러웠다. 전에는 누렸던 것들이 당연하지 못한 세대.

앞으로는 어떨까 생각에 잠겨본다. 이다음에는 더 많은 질병이 있을지도 모르고 기후환경의 위기는 날로 심해진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의 다음은 어떤 세대가 생겨날까? 이 아이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잠기게 된다. 이제 곧 지방선거도 다가오고 바뀌는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직접적으로 이 광주지역 아이들의 미래 교육에 영향을 줄 텐데 진정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일지 생각해 볼 수밖에 없게 한다. 교육에 정답은 없다. 하나하나 다르게 빛나는 이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개개인의 아이들에게 정해진 교육 전문가도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앞으로 어떤 세대가 나올지 모르는 때에 가장 아이들에게 잘 대처하고 옆에 손잡고 나가아줄 현장 교육을 그려보아야겠다.

누가 코로나 세대가, 마스크를 쓰는 게 더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세대가 나타날 줄 알았겠는가?!!

마스크를 벗고 수업을 할 수 있는 날, 현장에서 아이들과 가장 먼저 무엇을 해볼까? 새로운 공기를 마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신기한 경험을 하는 것 같을 아이들에게 특별한 놀이를 계획해 주고 싶다. 얼굴에 수염만 그려줘도 고양이, 강아지, 호랑이, 토끼로 변신하던 페이스페인팅 크레파스를 사들여서 신체 놀이를 해볼까, 달콤한 간식을 먹는 요리 놀이를 해볼까, 그냥 숨쉬기 운동을 해도 좋겠다. 이 냄새 저 냄새 실컷 킁 킁킁 맡으며 산책도 싱그러울 거 같다. 김샛별 용산초 병설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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