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관리자와 지도자

@정화희 운리중학교 수석교사 입력 2021.02.08. 11:40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3년을 다니던 학교 졸업식이 서로의 만남과 격려도 없이 그냥 행정 절차로만 마무리되었다. 동고동락하던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거기에는 없었다. 이렇게 많은 것을 바꾸어 놓은 코로나 1년은 우리들을 또 어떻게 바꾸어 놓을 지. 그 속에서 제자들은 또다른 꿈들을 찾아 각자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모두의 앞날에 큰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선생님들도 새로운 여정을 찾는다. 올해는 어떤 제자들을 만나게 될까? 즐거운 수업 속에서 서로를 배워가는 과정이 가능할까?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지난 2월 1일 광주광역시교육청 2천677명의 광주 교사들이 새로이 인사발령을 받았다. 전남교육청은 8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란다. 새로운 학교에서 제자들을 만날 설렘을 안고 이전 학교와 새 학교를 오가며 2021년도 교육과정 수립 등 안정적인 학기 초 교육활동 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업무분장 기초자료를 제출한다.

교장 선생님을 뵙고 관리와 경영에 대하여 생각한다. 경영자의 리더십은 어떠해야 하는가? 관리자는 변화가능성보다는 현상 유지에 초점을 맞춘다. 별일 없이 지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경영은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 계획을 달성하기 위하여 조목조목 구성원들의 역량을 판단하고 집단지성을 어떻게 발휘해야 할지 고민한다. 일반 교사들에게 기대사항도 많으나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그러기에 역동적이다. 관리자는 구성원과의 관계가 수직적인데 지도자는 수평적이다. 관리자는 시스템에 초점을 두고 통제에 의존하는 반면 지도자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두고 신뢰를 쌓는다.

지도자는 업부문장에 있어서도 일방통행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 업무가 배정될 수 있도록 한다. 학교업무 재구조화를 통하여 교원들에 대한 업무지원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학교장의 리더십은 시대적 상황에 맞춰 끊임없이 변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덕목들이 학교장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교사도 마찬가지다. 부장이 되었을 때 부서 선생님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담임을 맡았을 때 아이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 지 고민이다. 단순한 행정 전달 담임을 만난다면 그 반 아이들은 운이 없는 1년이다. 그러나 최근 교사들은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리더십보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밀어주는 섬김 리더십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권위는 직책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방향은 선명하다. 교과별 부서별 교육과정의 수립에 있어서도 학생생활중심, 교육활동중심으로의 학교교육과정 전환은 당면 과제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인하여 집단 면역이 완성될 때까지는 여전히 비대면 원격수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는 지난 28일 발표한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에서 초등 1, 2학년과 고3을 뺀 나머지 학년은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된 지난해보다는 나은 학습 환경과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안전 방역과 아울러 소통이 있는 원격수업 내용들을 교육과정에 잘 반영하고 학습내용 재구조화를 위한 교과별 학년별 협의가 잘 진행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학교 환경과 구성원들의 요구, 현재의 학교 여건 속에서 타당성과 해결 가능성 등 실태를 잘 분석하여 수준 높은 교육 계획이 수립될 수 있길 바란다. 교육과정 운영계획이 책자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들의 실제적 교육 활동으로 이어져 교육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디자인만 예쁜 설계도가 아니라 기초가 튼튼하고 실용성 높은 건물이 지어져서 누구에게나 따뜻한 집이 되는 것처럼.

그리고 인간주의적 학교 경영과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로 즐거움 가득한 학교가 될 수 있길 꿈꾼다. 정화희(빛고을고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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