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삶에서 지속가능 실천한다

[내삶지실] "폭염 최대 피해는 빈곤층" 쿨루프 친다

입력 2021.11.03. 10:16 이삼섭 기자
③투게더 케어
현실로 나타난 기후변화 대재앙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피해 노출
독거노인 집에 차열페이트 작업
대학생 3명 '지속가능 삶 원팀'
'투게더 케어' 팀이 지난 7월25일 쿨루프 시공 현장에서 직접 차열페인트를 바르고 있다.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공

전세계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기후위기로 환경·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시민들에 대한 지속가능발전 교육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독서로 지속가능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에 대해 스스로 학습하고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챌린지에 동참하는 광주 시민들이 있어 주목을 끈다. ‘내 삶을 바꾸는 챌린지’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챌린지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지원으로 진행됐다. 무등일보는 이 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의 사례를 기사로 연재, 지속가능발전교육 시민실천 모델을 알리고 범시민적 운동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연재명은 ‘내 삶에서 지속가능 실천한다’는 의미의 ‘내삶지실’로 명명한다.<편집자주>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피해 보는 계층은 사회적 취약계층, 그중에서도 빈곤한 노인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까운 미래에 빈곤한 노인들이 폭증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광주지역 대학생 3명으로 이뤄진 팀인 '투게더 케어'는 기후위기가 '노인 빈곤' 문제와 맞물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기후위기 현상에서도 '투게더 케어' 팀은 폭염에 주목했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기후위기의 대표적 현상인 이상고온, 즉 폭염은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기준 일일 최고 기온이 섭씨 33℃ 이상인 폭염 일수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86일이었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125일로 늘어났다.

'투게더 케어' 팀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이용해 기후위기에 대응해 '빈곤 노인' 등 취약계층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공

특히 '투게더 케어' 팀원들은 "사회학자인 에릭 클라이넨버그가 집필한 '폭염 사회'를 읽으면서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가 더 피해를 보는 현실을 더욱 적나라하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읽은 '폭염 사회'에서 저자는 폭염에 의한 죽음을 자연재해가 아닌 정치적 실패로 봤다. 폭염에 죽은 이들 상당수가 빈곤한 노인들인데다 하나같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지내고 있던 이들로, 사회적 불평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강기원 팀원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사회적 약자층이자 에너지 취약층이 더 피해를 보는 일은 일어나선 안 된다"면서 "당장 폭염에 의한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들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투게더 케어'는 폭염에 대응하면서도 '탄소중립'이라는 기후위기 대응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섰다. 뉴스와 논문을 살펴보고 협의를 통해 내린 결과는 '쿨루프'였다. 쿨루프란 주택 등 건물 지붕을 적외선을 반사하는 흰색 특수 차열페인트를 사용해 건물 온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이들은 "쿨루프는 건물의 냉방효과를 높여 전기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지구를 식힐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법"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홍보 활동과 강연 등 캠페인을 통해 쿨루프를 알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투게더 케어'는 캠페인에 앞서 지난 7월25일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쿨루프 시공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나혜영 팀원은 "김광훈 에코바이크 대표의 자택 옥상에서 진행된 쿨루프 시공 현장에서 이들은 시공 전후 온도가 섭씨 18℃ 이상 차이가 나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봤다"면서 "독거노인이 집단 거주하는 아파트 전체를 차열페인트로 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전했다.

효과를 확인한 '투게더 케어'는 홍보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9월2일에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윤석 십년후연구소 소장을 초청해 기후위기와 도시폭염, 쿨루프 필요성을 알리는 미니포럼을 진행했다. 또 쿨루프 사업을 적극 독려하는 카드 뉴스를 제작해 블로그에 올리는 활동도 했다.

김태희 팀원은 "기후위기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했고 우리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쿨루프가 활성화돼 있지는 않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범시민 차원에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팀원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기후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인지하고 사회적 취약계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더 심각한 기후 재앙이 도래하지 않도록 행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