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장된 청년자영업자···지역 대박상품 꿈꾸다

입력 2022.01.13. 10:35 이삼섭 기자
[지방청년희망보고서②]장은비 육전메밀 하솜면가 이사
암 수술한 아버지 대신해 갑자기 사장 맡아
망하지 않기 위해 최선…사업도 지속 성장
‘미향’ 광주 맛집 많지만 사업화 의지 약해
장은비씨는 하솜면가육전메밀 양산점 사장으로, 가맹본부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씨는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지방청년희망보고서②]장은비 육전메밀 하솜면가 이사

장은비씨는 자신을 '어쩌다 사장' 4년차 청년자영업자라고 소개했다. 광주라는 지역에서 꿈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해봤다는 그는 더 큰 기회를 찾아 서울로 향해 그곳에서 터를 잡으려고까지 했다. 그러다 아버지 일을 잠깐 돕던 일이 매니저가 되고, 사장으로 이어져 지금은 광주 뿐만 아니라 담양, 서울에 이르기까지 가맹점을 차곡차곡 늘려나가는 프랜차이즈업을 하고 있다.

'어쩌다 사장'은 육전이라는 광주 대표 음식을 메밀국수에 접목한 '육전메밀'로 지역 입맛을 사로잡았다. 젊은 감각으로 분식집 취급받던 메밀국수집을 세련된 공간으로 만들어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았다. 그는 이제 지역의 청년자영업자로서 '대박나는 지역상품'을 통해 지역 부가가치를 높이고, 청년들이 머무를 수 있는 광주를 상상하고 있다.

장은비씨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젊은층 맞춤형 메뉴 등을 주효한 성공 전략으로 꼽았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정신차려보니 4년째 장사

"㈜하솜면가육전메밀 사내이사이기도 하고, 또 양산점 대표이기도 하고요. 요즘 '어쩌다 사장'된 청년자영업자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사장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정신차려보니 4년째 장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장씨는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했다. 5년여전 아버지가 메밀국수집을 시작할 때도 간혹 일을 도와주긴 했지만, 가족의 일이라고 생각했지 자신의 일이 될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 3년전 아버지가 암 수술을 받으면서 '업무 대리인' 겸 사장으로 공백을 채우다 지금까지 이어졌다.

장사를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이유로 그는 '운이 좋아서', '망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생업인 자영업을 하는 누구도 망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망하지 않는 건 운도 따라줘야 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제 아는 동생은 스무살 초반부터 장사를 하고 싶어 요리도 배우고, 정부 지원도 받아가면서 창업 했어요. 하지만 1년도 안 돼 접어야 했죠. 반면 요식업에 대해 잘 모르던 저는 살아 남았죠. 물론 망하지 않기 위해 책도 읽고 강연도 듣고 여러 실험도 하고 하면서 최선을 다했고, 결과적으로 여전히 살아 남아 더 잘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다만 제가 무엇을 잘 해서 살아 남았구나라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육전 넣고 고급화 '신의 한수'

맛집이 많아 '미향'이라고 불리는 광주이지만, 역설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광주 내 골목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광주 토종 음식점들의 전국화는 매우 미약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하솜면가 육전메밀은 2년만에 광주에 가맹점 3곳, 담양 한곳, 서울 한곳을 내고 현재 두곳과 계약을 진행 중에 있다. 가맹사업 불모지 같은 곳에서, 특히 대중성이 약해 프랜차이즈 사업 규모가 작은 메밀국수를 어떻게 프랜차이즈화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저희 가게 전문 레시피로 만든 쯔유(간장의 일종), 면을 광주 매장 10군데에 공급했는데, 다들 장사가 잘 되는거예요. 그러면서 '우리 아이템이 먹히는구나'란 생각에 프랜차이즈를 생각하게 됐어요."

프랜차이즈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이템을 찾는 게 일이었다. 기존 메밀국수집이 많아 차별화가 필요했다. 두가지 전략을 구상했다. 하나는 광주의 대표 음식이라고 하는 육전을 메밀국수와 결합하는 것, 어르신들이 먹는다는 편견을 가진 메밀국수집을 프리미엄화해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메밀국수집들은 거의 분식집 개념이예요. 궁극적으로 카페처럼 세련되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인테리어와 육전이라는 콘셉으로 메밀국수 시장을 잡고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봐요."

특히 급증하는 1인가구와 젊은 커플들을 잡기 위해 육전을 반판으로도 파는 등이 주효하면서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다.

장씨의 다음 목표는 육전의 보편화, 대중화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 육전 밀키트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지역청년들에 "가맹점 대신 가맹사업하라"

'춘천감자빵' 사례처럼 지역상품 개발해야

지역프랜차이즈업 인프라 열악…개선 필요

잠시 접은 교육자 꿈 장사로 교육 시장 도전

올해 지역 음식 '육전' 보편화·대중화 목표

작은 맛집 성공하면 일자리 늘고 고객 올 것


◆"프랜차이즈 사업, 지역 살린다"

지역에 일자리가 부족해 상당수의 청년들이 요식업 등 자영업에 뛰어 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장씨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할 게 아니라, 지역상품을 개발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어 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강원도 한 카페를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개발·판매해 전국적으로 히트한 '춘천감자빵' 사례를 소개했다. '춘천감자빵'이 성공하면서 감자를 생산하는 강원지역 농가의 소득이 올라가고 '춘천감자빵' 성지순례를 오는 이들로 춘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

"춘천감자빵 사례가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려는 청년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음식 장사를 하고 있더라도 제품 개발을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지역상품을 개발해야 해요. 춘천감자빵 같은 지역 아이템을 발굴하고, 대박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게 지역 자영업자나 사업자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봐요."

특히 장씨는 광주에서 프랜차이즈업을 해야 하는 이유로 지역 부가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을 들었다. 프랜차이즈 본부가 올리는 매출 뿐만 아니라, 지역에 미치는 관련 산업 파급 효과가 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템이 있고 비지니스화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언제든 시작하라고 전했다.

장은비씨는 자신을 어쩌다 사장이 된 '청년자영업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자영업에 도전하는 지역청년들이 '지역상품'을 개발해볼 것을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장사=교육…전문화된 교육 절실

어쩌다 사장이 된 그이지만, 본래 꿈은 교육자였다고 말했다. 교육 일을 배우기 위해 서울로 향했고, 그곳에서 유망한 기업에서 자리 제안까지 받았지만 얼마 안 가 광주로 내려왔다.

"교육에 미쳐있었어요. 교육자가 내 소명인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그랬는데…. 막상 교육자가 되기 위해 서울로 가보니, 교육자는 자기 콘텐츠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광주로 왔습니다."

그렇게 광주로 내려와 아버지 일을 돕던 그는 장사라는 것이 자신이 생각한 교육자로서 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장사하면서 제일 많이 하는 게 역설적으로 교육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버지 일을 돕다보니 교육 일이 별건가 싶었어요. 아르바이트 교육, 가맹점주 교육 등 장사라는 콘텐츠를 가지고도 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한가지 도전해보고 싶은 게 생겼다. 장사하고 싶은 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하는 것이다. 특히 그는 광주에서 자영업 경영에 관한 컨설팅 교육이 매우 취약한 점을 포착했다.

그가 처음 장사를 하면서 광주 내에서 여러 정책 사업을 통해 컨설팅과 교육을 받았지만, 강사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대구와 같은 곳은 지역에 프랜차이즈 본부가 많고, 강사 수준도 높고 가맹점 수백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현실적인 도움을 많이 줘요. 근데 광주의 경우 프랜차이즈 강의를 한다면서 가맹점을 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나, 심지어 영업사원이 강사로 오기도 해요. 전문성도 체계적 교육이나 커리큘럼도 떨어지는데 어떻게 유망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나오겠어요."


◆기회 주는 지방…사업가 마인드 필요

지역에서 청년들이 떠나가는 현실에 대해 한 때 광주에서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던 청년으로서, 또 한 때 '떠났던 이'로서 장씨는 할 말이 많았다.

"서울 가기 전 광주에서 청년이 할 수 있는 내로라하는 활동은 다 해봤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광주에서 꿈을 찾을 수 있을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까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죠.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없다는 현실에 고민이 됐어요. 그러다 심적으로 지치고, 수익구조를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서울까지 가게 됐어요. 최근 친한 지인이 서울로 가게 돼서 안부 전화를 했는데, 이제 광주에 있는 친구가 한둘 밖에 없는거예요 다 일자리 찾아 떠나고."

이와 관련, 최근 광주에서 '노잼 도시'란 말이 부쩍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라고 설명했다. 광주라는 도시가 비교적 기업도, 기업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의 자원도 대중과 동떨어진 맥락에 집중되다 보니 일자리 부족과 '노잼 도시'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연재기획명) 희망보고서라는 맥락도 큰 틀에서는 결국 사업적인 요소를 찾는 것이죠. 지방정부에서도 정부기관에서도 어떤 게 됐든 사업적으로 이해하고, 그러면 이익을 내야합니다. 이익을 많이 내려면 대중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하는데 대중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가치 측면에서 보면 맞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익이 안되는 것만 계속 하라고 하는 건 어렵다고 봐요. 광주라는 도시가 사업적 측면의 이해도가 약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사업화를 잘해 좋은 기업을 만들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으러 오든, 놀러 오든 광주에 올 수 밖에 없는 요인을 만드는 게 지역을 위한 게 아닐까요."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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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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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도시
돌아온 맥주축제··· 한여름밤 DJ센터 마당에서 만나요
코로나19 전 김대중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열렸던 광주 맥주축제 모습. DJ센터 제공 '펀 도시(Fun-City) 광주'를 실현하고 국내·외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지역의 대표 축제 '2022 Beer Fest Gwangju'가 8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광주 맥주축제는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6일간 김대중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진행된다. '도심 속 바캉스, 걱정을 비어브러'라는 주제로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공연과 먹거리, 즐길거리가 제공 될 예정이다.축제 기간 동안 ▲맥주 연못, 비치 펍 등 이색 체험행사 ▲K-POP 가수, DJ 공연 ▲댄스, EDM 파티 등 매일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지며, 광주 대표 먹거리 7미 중 4미(주먹밥, 상추튀김, 육전, 떡갈비)를 판매하는 음식 부스와 푸드트럭 등이 참여한다.코로나19 전 김대중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열렸던 광주 맥주축제 모습. DJ센터 제공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VIP존(글램핑존) 일일 이용권' 선판매(매일 30석)를 통해 특별한 공간을 제공하며, 한정판으로 제작되는 웰컴 키트도 함께 증정할 예정이다.총 6일간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유명 유튜버와 함께하는 광주 7미 음식 소개, 여행 크리에이터가 소개하는 광주예술여행, 브루마스터와 함께하는 하우스맥주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포토존 이벤트, SNS 팔로우 이벤트, 광주사랑 경품 이벤트 등 다양한 경품 증정 기회가 마련되어 있으며, 추첨을 통해 특별 제작된 굿즈도 제공한다.김상묵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2년 넘게 개최하지 못했던 맥주 축제를 올해 다시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 여름밤의 도심 속 특별한 바캉스를 즐길 수 있으며, 동 기간 개최되는 '세계조경가대회(IFLA)'와 스타트업 투자/전시/상담회인 'SPLASH'의 국내·외 참가자들에게도 광주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MZ세대
본격적인 캠핑철 전남 캠핑장 인기몰이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닌 내 가족, 지인들과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이 수십만명의 캠핑족들이 방문하는 '캠핑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3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공립과 민간 캠핑장 포함 157곳의 캠핑장이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143곳)과 비교하면 14곳이 증가했다.캠핑장이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모임 대신 가족, 연인, 친구끼리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실제 지난해 캠핑장 이용객은 97만7천958명으로 100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이용객이 집계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이처럼 전남이 캠핑족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전남의 뛰어난 자연경관, 쾌적한 시설이 꼽힌다.지자체가 조성해 운영 중인 장흥의 한 캠핑장은 편백나무, 비목나무, 비자나무 등 400여 종의 수목이 있어 삼림욕을 즐기려는 캠핑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해남의 한 캠핑장은 해변과 갯벌체험장 앞에 위치해 경치가 뛰어나고 매점, 해먹을 비롯해 어린이가 이용하기 좋은 미니풋살장, 레이싱카트 등 각종 편의시설도 캠핑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주말마다 캠핑을 떠난다는 오모(39·여)씨는 "전남 지역에 인기있는 캠핑장을 예약하려면 '광클'을 해야하는데 그래도 예약에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전남지역이 경관이 좋아 전국에서 캠핑족들이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처럼 캠핑족들이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캠핑을 즐기로 쓰레기 등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가 환경 오염이 발생하기도 한다.또한 캠핑카를 공영 주차장에 장기적으로 주차를 해놓으며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어 캠핑족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이에 전남도와 각 지자체는 수시로 관리와 감독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소화기 분전함 미설치, 시설배치도 미비, 안전점검표 미비, 비상용 발전기 미설치 등의 사례를 단속하기도 했다.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에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더운 많은 인프라와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에 맞춰 환경 오염 등을 막을 수 있도록 관리, 감독도 철저히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한편, 전남도는 MZ 세대 관광객 유치를 위해 8월 캠핑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지방소멸
제주와 대기업들, 마케팅·도시브랜딩 '찰떡 깐부'
유명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브랜딩해 성공한 사례다. 제주시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의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온리 제주(Only Jeju)라는 브랜드슬로건을 가진 제주도는 슬로건만큼이나 독보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지역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인 몇 안되는 곳이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제주의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지역과 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이나, 삼다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제주시의 도시브랜딩은 관 주도의 브랜딩이 아닌 지역의 핵심주체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도시브랜딩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도시브랜드를 잘 갖추면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오설록, 이니스프리, 티뮤지엄…'청정' 제주 효과제주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오설록 티뮤지엄'.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사이자 차 분야에서 강한 시장경쟁력을 가진 차 브랜드 '오설록'이 운영하는 차 박물관은 한해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제주 최고 명소이자 문화공간이다. 단지 차 전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과 '차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취재를 위해 찾은 지난 6일 10만평이 넘는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최고의 인기 장소다. 국내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소비자라면 꼭 찾게 되는 이곳에는 제주도에서만 살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비누만들기 체험에 집중하고 있거나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스탬프 엽서를 만들기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 안 카페에는 한라산 모양을 한 한라산 케익과 제주의 풍경을 담은 티라미수 등도 인기 상품이었다.자녀와 함께 찾은 박지원씨는 "평소 이니스프리 제품을 이용하다 보니 궁금하기도 해서 오설록티하우스에 온 김에 들렀다"면서 "제주매장답게 제주다운 인테리어와 제주에서만 파는 기념품이 있어 좋고 스탬프 엽서 꾸미기 같은 것도 있어서 놀다 가는 기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이니스프리는 '청정 제주' 이미지를 적극 브랜딩에 차용해 성공한 브랜드다. 지난 2008년 제주 이미지를 연계한 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녹차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를 두고 따로 제주 특화 제품을 개발할 정도다.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스타벅스 등 기업들은 제주도에서만 파는 제품을 통해 자사의 수익과 제주의 지역 관광 매력도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토종 삼다수·외인 카카오 본사도 제주 명소로같은 날 제주 조천읍 '삼다수 숲길'. 바로 옆에는 국내 대표 생수업체인 '삼다수' 공장이 있다. 사려니숲길 등 숲길 탐방로가 많은 제주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삼다수 숲길'은 그 독특한 이름때문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30m 남짓한 삼나무가 빼곡하게 채운 숲길은 지난 2018년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삼다수숲길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던 덕분에 볼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인기 연예인 '아이유'가 출연해 관심을 받은 '아이유 포토존'은 최고의 사진 장소였다. 또 숲길 인구에는 수공예품과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장터도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숲길 시작점에 있는 제주 삼다수 '물 홍보관'은 생수 제조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수 있었다.또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카카오'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IT기업인 '카카오' 본사가 제주도에 있게 된 건 카카오와 기업합병됐던 포털업체 '다음'이 지난 2012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본사인 '스페이스 닷원'은 제주의 땅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또 무수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특히 카카오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제주감귤, 한라봉, 현무암 등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제주에 와야만 살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상품들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외에도 파리바게뜨 또한 제주도에서만 파는 상품을 개발·판매하면서 제주 관광 매력을 높이고 있다.제주 브랜드슬로건 온리제주(Only Jeju).◆기업들이 제주도를 광고한다아모레퍼시픽이나 카카오 외에도 스타벅스 등 유명 기업들은 앞다퉈 제주도의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제주도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산, 섬, 독특한 지질구조, 오름 등 제주의 천연 자연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딩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소비된 제주도 이미지는 제주도의 도시브랜드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삼다수, 카카오 등의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서든 상품을 통해서든 제주도라는 브랜드와 관광객(또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는 것이다.제주도 또한 지자체가 적극 나서면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도시 브랜드슬로건을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주시 자연환경에 맞는 테마파크 등을 적극 육성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이 같은 제주도 사례는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도시브랜딩을 끌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간과 더 다양한 협력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광주·전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보해양조의 경우 '여수밤바다'라는 여수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여수밤바다' 소주를 여수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사 대표 소주인 잎새주 알코올 도수인 17.8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16.9도로 낮춰 여수를 여행하는 주 관광객인 젊은층들을 공략하고 있다.특히 한 지역에 탄생한 브랜드는 그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고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형성된 브랜드는 지자체가 열심히 홍보하는 브랜드슬로건보다 때론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