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엔데믹 선언 이후의 삶

@정재혁 광주혁신경제연구소장 입력 2023.06.07. 14:51

2020년 3월 10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악몽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2023년 6월 1일 윤석열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하기까지 무려 3년 4개월이 걸렸고, 그동안 많은 희생이 그 시간을 가득 채워버렸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많은 이의 목숨을 앗아갔고, 불신의 사회로 전락시켰다. 활기 넘치던 거리가 텅텅 비었고, 자영업자의 몰락이 이어졌으며,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일 만큼 거대한 위협을 몇 번이고 경험하게 했다. 그때의 대한민국과 세계는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고, 이런 재앙이 빨리 지나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버텨갔다.

2020년 1월 6일,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에 국민생활안전담당관을 신설했고, 그 무게를 견디고 감당할 인물로 저는 해당 직을 시작했다. 2주 뒤인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와의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했다. 마스크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대책회의를 하고 진단키트의 안정적 물량확보를 위해 제조업체들의 협조를 구하는 등 힘든 싸움을 해 나갔다. 특히 코로나 이전부터 열악한 환경 속에서 'KF'라는 자체 품질인증을 통해 세계가 인정한 최고의 마스크를 생산해 온 중소 마스크 제조업체분들에게 존경과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코로나 초기 제조업체별로 자체 연간 거래계약 파기로 큰 손해를 감내하면서 정부의 일괄 공급요청에 협조해 줬기에 초기대응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국민들이 우리 모두를 위해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했고 제약이 많았던 생활방역 규칙을 철저히 지켜줬다. 의료진 및 보건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최전방에서 감염위험에도 불구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큰 몫을 해줬다. 노고에 감사드린다. 방역에 적극 협조해 준 대한민국 모든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고생했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지금 이 자리에서 전하고 싶다.

모두의 희생과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전 세계로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잘하는 나라로 인정받았다. 아주 길고 지루한 싸움이었다. 물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2023년 6월1일 '윤석열 정부'에서 '엔데믹' 선언이 있었지만, 이상하게 끝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유는 4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30일은 1만3천60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5월 첫째 주 목요일인 4일에는 1만8천700명이, '엔데믹 선언' 첫날인 1일엔 1만9천700명의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기는 커녕 증가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은 전 세계 최상위권 확진자가 나오는 중인데 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했으니 우리나라도 '엔데믹'을 해야겠다는 이유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윤석열 정부가 주장하는 과학적 방역을 토대로 '엔데믹'을 선언했을거라 믿지만 사실 너무 서두른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방역이 비과학적이었다'며 과학적 방역을 천명했다. 하지만 지난 정부와 어떤 부분이 달라졌고, 어떤 부분이 더 과학적이라는 것인지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문재인 정부의 방역보다 퇴행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안전은 여야 정치권을 떠나 모두가 함께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국민의 안전을 더욱 생각해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새로운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매뉴얼을 갖췄을 것이라 믿고 싶다. 부디 '엔데믹' 선언 이후 우리 모두의 삶이 불안에 떨지 않고, 평안함을 누릴 수 있도록, 어느 분야에서든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지켜주길 바란다. 정재혁 광주혁신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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