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수저류시설'(빗물저장시설), 주민 생명과 재산 지키는 파수꾼

@배종환 북구청 안전생활국장 입력 2023.05.17. 13:08

지난 2020년 8월 초, 이틀간 남부지역에 48시간 기준 500년 빈도 이상인 516mm의 폭우가 내려 광주 전역이 물에 잠기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 도심에 물난리라니! 당시 현장의 참혹했던 침수 장면은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고 도심 곳곳 시설물에, 그리고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잃은 이재민들의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그야말로 천재지변이었지만 앞으로의 재난 안전 대응에 대한 자연이 주는 경고 메시지이기도 했다.

당시 북구는 재난구호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전 직원이 나서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피해 현황과 긴급 필요 지원 내용을 파악했고, 정부에 적극 건의 한 결과 광주 북구 전체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으며, 이는 복구 및 간접비 지원 등 민생안정에 큰 도움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한 침수구역별 원인분석 및 대책 마련 논의를 통해 서방천 배수구역 침수 방지 대책으로 '우수저류시설'(빗물저장시설)이라는 해법을 찾았다.

행안부 중점사업인 '우수저류시설'은 집중호우 시, 상습 침수지역의 빗물을 일시 저장해 다량의 빗물이 한꺼번에 저지대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주변 지역의 침수를 예방하는 사업으로, 하천 및 하수도시설의 확장이 어려운 도심지에 매우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우수저류시설 설치 등 재해예방 사업은 자연 재난으로 발생한 피해복구 비용과 비교할 경우 약 3∼4배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국내·외 연구 결과에서 확인돼 경제적으로도 그 효용성이 입증됐다.

이에 북구는 수십여 차례의 현장 답사, 유관기관 협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5개년 계획에 문흥동성당 일원, 북구청사거리 일원, 신안교 일원 등 상습 침수지역 3곳을 반영시켰다. 이후 공모사업에 적극 대응하면서 지난 2022년 문흥동성당 일원 사업비 121억원을, 2023년 북구청사거리 일원 대상 192억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올해 311억원 규모의 신안교 일원 우수저류시설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전국 자치구에서는 유일하게 3년 연속 선정의 성과였으며,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총사업비 624억원 확보로 재난에 강한 항구적 안전도시 건설에 탄력을 받게 됐다. 청장님을 비롯한 관련 부서 직원들의 열정과 광주시, 전남대학교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낸 의미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1단계 사업인 문흥동성당 일원에 대한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은 올해 6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7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북구청사거리 일원 대상 사업은 현재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추진중에 있으며, 2025년 조성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이달 초 선정된 최종단계 신안교 일원 우수저류시설 사업은 올해 연말까지 관련 행정절차를 마치고, 내년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오는 2026년까지 지하 3만㎥ 규모의 본 시설을 준공할 계획이다.

3단계까지의 사업이 완료되면 문흥동성당 및 북구청사거리 등 상류 2개소의 우수저류시설을 통해 서방천 배수구역 유출량이 1차 저감 되고, 서방천 방류 전 신안교 일원 최종 우수저류시설이 주변 지역 침수를 잡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이는 광주방재성능목표 기준인 1시간 88mm(80년 주기) 집중호우에도 서방천 배수구역이 침수로부터 안전권에 있음을 말해준다. 또한, 지난해 12월 선정된 환경부 주관 200억원 규모의 '서방천배수구역 하수도정비 중점관리 사업'을 더해 침수피해 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근 지구온난화가 지속됨에 따라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자연 재난이 전 세계적으로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 빈도 또한 잦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또한 도시화와 고층건축물의 지속적 증가에 따른 고밀도화로 인해 빗물의 불투수층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집중호우 시 우수의 단기 유출량 증대로 저지대 침수 피해가 빈발할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습 침수지역에 설치한 우수저류시설은 집중호우 속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확신한다. 배종환 광주 북구청 안전생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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