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대 사망사고 제로와 더 안전한 광주를 향해!

@신동하 광주시 안전정책관 입력 2023.04.20. 10:16

꽃비 내리는 4월이다. 앞다퉈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꽃의 향연은 상춘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유독 좋아하지만 지역 안전에 대한 소임을 맡은 후로는 계절을 온전히 만끽하기가 어렵다. 소금장수와 우산장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처럼 시기별로 자주 발생하는 재해·재난이나 안전사고에 대비하며 노심초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봄의 한복판에 있는 4월 16일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제정된 '국민안전의 날'이다. 봄날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형 참사 뒤에 사고 원인을 되짚어보는 과정에서 '~만 했더라면'이라는 많은 가정이 따라온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반영된 가정들을 살피다 보면 사고 원인과 결과에 대한 모형이론 중 스위스 치즈 이론이 떠오른다.

구멍이 뚫린 치즈 조각을 겹쳤을 때 일직선으로 관통하는 구멍이 생기면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치즈의 구멍은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속성에 따른 인적 과실(휴먼에러)을 비롯한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결함을 의미한다. 이를 바꾸어 보면, 불완전한 존재로서 실수하는 인간을 인정하고 다양한 안전장치와 방지체계를 작동시켜 휴먼에러 발생과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안전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안전한 방식으로 실제 행동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내가 바라는 것만 보거나 현상을 유지하려는 편향성, 자기 과신 등의 인간의 특성이나 심리가 안전의 잠재적 위험요소에 둔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령 위험을 감수하고 한 행동이 사고 없이 마무리됐을 때 안도하는 대신 '지난번에 이 정도는 괜찮았어'라는 안일함으로 스스로를 더 큰 위험에 몰아넣는 경우가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실시한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시 안전벨트 착용률은 운전자석 89.4%, 뒷좌석 23.2%로 8개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는 반면, 음주운전 경험률은 2.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위험요인을 보여주는 통계와 뉴스를 통해 접하는 각종 사고 소식에도 불구하고 재난이나 사고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나의 안전과 다른 사람의 안전이 밀접하게 연결된 안전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언제 어디서나 안심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 생활과 밀접하면서 안전에 취약한 교통사고, 산업재해, 자살의 3대 분야 사망사고 제로를 위한 여정에 시동을 걸었다.

광주공동체 안전을 위한 눈에 보이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행정과 시민이 각각 안전의 주체로서 안전의 빈틈을 촘촘히 메워 나가야 한다. 그래서 '3대 사망사고 줄이기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운동본부의 두 축인 정책지원단과 시민실천단을 통해 시정 역량과 시민의 자발적인 실천의지를 결합해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광주시, 유관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책지원단이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토대로 시설, 인프라 개선 등 안전한 환경 조성과 사고 저감, 안전 취약대상 보호 대책 등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시민실천단은 우리시에 주민등록을 둔 시민을 대상으로 4월 10일부터 24일까지 분야별로 100명씩 총 300여명을 모집해 안전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번 운동은 안전의식 전환과 자발적 실천문화 확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시민 개개인이 안전의 주체로 참여하는 방법은 실천단 활동 뿐만은 아니다.

가장 기본은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위험할 수 있지만 번거롭고 귀찮아서 해오던 방식을 고수하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본다. 그리고 안전을 기본값으로 재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차량에 타면 무조건 안전벨트부터 매는 행동을 기본으로 선택하는 식이다.

안전을 기준으로 '나'를 점검한 다음, 주변으로 관심을 넓히면 생활 속 안전 위해요소들이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안전신문고 앱이나 포털을 이용해 신고하면 행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결과를 알려준다. 산불과 화재, 지역축제가 많은 4월과 5월은 봄철 안전위험요인 집중 신고기간이기도 하다.

3대 사망사고 감축과 더 안전한 도시 광주 실현을 위한 행보에 모든 시민이 함께 참여해 나와 가족, 이웃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주시길 기대해본다. 신동하 광주시 안전정책관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