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9월 가을 늦은 밤, 광주시내 한복판. 평소라면 많은 차들로 혼잡할 곳에 야간 교통통제가 이루어졌다. 도로 중앙 조명 아래 큰 구조물 주변으로 모여드는 작업자와 대형 건설장비, 그리고 레고 블록 옮기듯 일사불란하게 해체되는 구조물들….
그 광경이 신기했던 행인은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그곳은 도시철도 2호선 현장 중 '마의 구간' 광주 백운고가 철거 현장이었다. 도시철도 2호선과 지하차도건설을 위한 고가 철거 작업에는 인력 1천900여 명과 크레인, 절단기, 압쇄기, 트레일러 등 총 800여 대의 장비가 대거 투입됐다. 작업은 낙하물 방지 시설을 설치한 후 상부구조물과 옹벽 및 기초를 철거하는 순서로 진행됐고, 큰 안전사고 없이 5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는 백운고가 일대와 같이 차량이 통행하는 복잡한 도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사장 주변 건축물 등 각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우선이다. 공사 구간 400~500m마다 혼잡한 교차로를 만나게 되고, 도로를 굴착하면 한전, 통신, 도시가스, 하수도 등 지하매설물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게다가 5~6년 이상 지속되는 공사로 교통 불편뿐만 아니라 소음, 진동 발생에 따른 민원 등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순조로운 공사추진을 위해 많은 노력이 소요되고 있다.
그렇지만, 공사를 시행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건설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다. 도시철도 건설공사는 지하를 10~20m 이상을 굴착하는 위험한 사업으로, 현장에는 항상 추락, 낙하·비래 등의 안전사고 위험이 존재한다. 필자가 7년간 참여했던 1996년 도시철도 1호선 건설 당시만 해도 전국 지하철 건설 1㎞당 1명의 건설근로자가 사망했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었다. 다행히도 현재 추진 중인 2호선 1단계 건설사업에는 지금까지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지금도 주말이나 밤늦게 현장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마음이 조마조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지난해 6월 학동 재개발 4구역 건물 붕괴사고와 올해 1월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공사 구조물 및 외벽 붕괴사고 등 대형 건설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런 대형 사고가 나면 원인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안전불감증으로, 건설 현장에서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호선 건설 현장에서는 그러한 안전불감증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일 공사 안전 관리자가 위험작업에 대한 사전 교육을 하고 있으며, 도시철도건설본부에서는 매주 화요일 담당 공무원과 공사관계자가 공정회의에서 공사 구간 변화 및 현장 작업상황을 공유하면서 중대 재해 예방과 시민과 공사관계자의 생명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정추진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현장과 본부가 소통하며 긴장감을 가지고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 본부가 잃지 않을 원칙이다.
또한, 사고 없고 품질 높은 도시철도가 건설되도록 '안전·품질·공정관리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매월 1회 이상 전 공구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와의 합동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안전점검은 12회, 품질점검은 5회 실시하며 482건의 지적사항을 시정했고, 38건의 모범사례를 발굴해 전 현장에 전파하는 실적을 만들어냈다. 그 뿐만 아니라 건설현장 안전관리 및 재난예방과 관련된 책자와 홍보물을 발간하는 등 안전의식 향상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본부 차원의 노력과 작업자들의 노력이 만나 도시철도 건설은 큰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도심에서 대형 건설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갖추고, 지속적인 안전점검과 교육을 실시해 부실공사 없는 안전하고 품질 높은 도시철도를 건설해 나가고자 한다. 우리 본부 전 직원들과 함께 공사참여자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소통과 실천 중심의 현장을 만들어 시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오늘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백남인(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공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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