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의 시선] 심화되고 있는 금융격차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

@구문정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 입력 2022.04.12. 11:24

현대사회에 있어서 돈을 버는 능력만큼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바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그런데,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 사고, 빚내서 투자 했는데, 대출이자가 상승한다고? '다른 건 다 오르는데 내 소득은 언제쯤…' 점점 멘붕이 오려는 시점인데, 때마침 '슬기로운 금융생활'을 워너비 하는 당신을 위해 이용중인 대출기관에서 문자알림이 온다. 그 이름은 '금리인하요구권'.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거래 약정 당시와 비교하여 신용상태가 개선되었을 경우, 대출을 받은 자가 금융기관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2002년 최초로 도입되어, 기존에는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시행해 오던 것이, 19년 은행법에 근거하여 고객들에게 알릴 의무와 신청시 10일 이내 결과를 안내하는 것이 필수사항으로 법제화 되었다.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고지가 필수사항이 되고, 대상기관이 확대됨으로써, 2017년 20만건 신청건수 대비하여 지난해에는 91만건으로 급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급증한 신청건수 대비 수용률은 매우 낮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법제화가 이뤄진 2019년 금리인하 신청 건수는 66만9천건에서 2020년 91만1천건으로 늘었지만, 수용 건수는 2019년 28만5천건에서 2020년 33만8천건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은행의 수용률은 31.6%로 보험사 48.8%, 저축은행 62.6%, 여신전문금융업자(카드,캐피탈) 58.3% 대비 가장 낮다.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93만원으로 전년 대비 3.1%(15만원)로 2019년(486만원)보다는 7만원 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하지만 소득 증가는 중·고소득층에만 해당됐다. 소득하위 20%에 해당되는 1구간은 1년 새 월 소득이 1.1% 줄었고 2구간은 1.6%나 감소하여 2018년 4.83배였던 소득 5구간과 1구간의 격차는 지난해 5.23배까지 벌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득불균형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이다.

저성장시대, 사회구조상 고연봉의 안정적인 직장에 안착하여 고신용을 보유할 수 있게 된 청년보다 그렇지 못한 청년의 비율이 높을 것은 자명한 현실이고, 특히나 사회초년생으로 이렇다 할 직장이나 제공할 담보가 없는 저신용 청년의 경우 취업, 승진, 재산증가, 신용점수 상승이라는 '신용상태 개선'의 자격요건을 충족하기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이다. 즉, '금리인하요구권'이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 사회에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청년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생태계 파괴는 너무나 빠르게 이루어졌고, 이를 복구하기 위한 제도개선은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을 더욱 체감할 수밖에 없다. 그로인해, '돈이 필요한' 많은 청년들이 2·3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려 '밑 돌 빼서 윗돌 괴는 고금리 빚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현재의 금융 불균형은 담보위주, 고신용자 위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의 관행 그리고 성실 상환을 하는데도 저신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함으로써 빚의 수렁을 벗어나기 어렵게 하는 불공정한 금융 시스템이 그 주요 요인이라 생각되어 그 개선방안을 몇가지 제언해본다

첫째, 우선 고금리 늪에 빠진 서민을 위해, 2017년 법안 발의되었으나 무산되었던, 대출금리인하요구권의 예외대상인 대부업자 또한 금리인하요구권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있도록 법제화 및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둘째, 대다수 서민(청년 포함)이 불공정한 금융 시스템 때문에 제도 금융에서 배제되는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리인하요구권이 신청 후 승인제도가 아닌, 기존 높은 금리를 이용 중인 사람들(6등급 이하)에게는 원금을 갚을수록 이자율도 낮춰가는 방식으로 대출자가 빚을 갚아 나갈 수 있는 인센티브 금융정책 도입 및 법제화가 필요하다.

셋째, 인센티브 금융정책을 도입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ESG 경영평가 가점 등 정책 인센티브와 더불어 고리대금 단속을 병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최근 경제상황이나 기술 발달을 고려하면 과거에 비해 대출이 쉬운 환경에 놓여 있고, 투자 기회를 상실한 청년들의 빚투·영끌로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나 개인의 역량은 뒤처지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자각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청년들에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도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안전한 돈을 제공하고, 고금리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연착륙이 가능한 인센티브 금융정책 등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불공정한 금융시스템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그 꼬인 매듭을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활동의 기본은 적은 돈이라도 관리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청년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설계 가능할 수 있는 역량이 함께 수반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의 금융복지정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구문정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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