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책선거로 만드는 희망찬 대한민국

@박철환 광주 남구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입력 2021.10.12. 13:08

제20대 대통령선거가 1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정당을 포함한 정치권에서 많은 후보들이 나와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후보자의 말과 행동들이 언론사의 기삿거리가 되고, 일상대화에서도 내년 선거는 단골 대화 소재로 자리 잡았다. 후보자 검증을 이유로 각종 의혹들이 치열하게 제기되는 모습은 때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구도가 내년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모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부인할 수는 없다. 다만 토론회에서 마저도 후보자 관련 의혹들이 주로 다뤄지며, 정작 중요한 정책대결이 보이지 않는다. 그간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컸던 만큼 아쉽게만 느껴진다.

매니페스토의 어원은 '증거'를 뜻하는 라틴어의 마니페스투스(Menifestus)로, '과거 행적을 설명하고 미래 행동의 동기를 밝히는 공적인 선언'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매니페스토란 정당과 후보자가 당선됐을 때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목적과 타당성, 재원 확보 방법 등 구체적인 근거를 가진 공약을 개발해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정책을 비교·평가해 투표하고, 당선인 결정 뒤 정책 이행과정을 '감시'하고 '평가'해 다음 선거에 이를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다양한 정책공약을 제시하며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하지만 당선 이후에는 슬그머니 사라지는 말뿐인 공약들이 많았고, 유권자들도 지연·혈연·학연에 따라 후보자를 선택하는 등 인물 중심의 선거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정책중심의 선거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져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와 시민단체에서 각종 평가지표 개발과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하면서 매니페스토는 선거문화의 한 분야로 자리 잡게 됐다.

매니페스토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정당·후보자와 유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당·후보자는 유권자에게 정책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명확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고, 제시한 공약을 책임감 있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는 나와 우리사회에 필요한 정책과 공약이 무엇인지 꼼꼼히 비교해 투표에 반영해야 하고, 선거 이후에는 내가 선택한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감시·평가하는 능동적인 정치참여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유권자가 선거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선거일정 등 다양한 선거정보를 종합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예비후보자 및 후보자 등록 이후에는 유권자가 후보자의 경력·학력 등 후보자 정보공개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그 정보가 공개된다. 이와 더불어 정당·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쉽게 찾아보고 비교할 수 있도록 정책·공약알리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선거기간 중에 읍·면·동마다 첩부되는 선거벽보나 매세대에 발송되는 선거공보, 후보자가 건네는 명함 등으로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그간 매니페스토 정착을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쳐 왔지만 매니페스토 정착을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꽃에 물을 주듯이 유권자들이 매니페스토에 꾸준히 관심을 보인다면, 정책선거 정착은 머지않은 일일 것이다. 내년 봄에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에서 매니페스토라는 꽃이 만개하기를 기대해본다. 박철환 광주 남구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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