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허용하는 환경·문화 사라져야
“소속 정당 입장 내고 피의자는 사죄할 것”
광주·전남 여성단체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현직 구청장에 대한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단체)은 9일 광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구청장은 당시 동의를 얻어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명백한 준강간이다"며 현직 구청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엄격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정치인이 연루된 성폭력 사건은 배후설 등 정치적으로 이용당해 성폭력이 발생하는 환경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성폭력을 허용하는 환경과 문화가 더는 자리 잡게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는 "피소된 A구청장은 지난 2018년 모 광역단체장 선거캠프 총괄 책임자 시절 피해자를 직접 면접 보고 채용했다"며 "A구청장은 형법 제303조 1항에서 말하는 '업무, 고용 기타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A구청장은 막대한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선거캠프 총괄자로서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의 취약성을 빌미로 업무상 위력을 이용했다"며 "준강간 이후에는 피해자의 업무 내용의 변화에 대해 칭찬하고 진로에 대한 희망을 주는 등 피해자를 길들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건 발생 시점인 2018년 4월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기소된 때였다. 정치인들이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던 시기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며 "서구청장 성폭행 피소 사건을 제2의 안희정 사건으로 규정한다. 너무나 유사하다"고 밝혔다.
또 "A 구청장이 속한 정당은 준강간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2차 가해 방지 대책을 발표하라"며 "A 구청장은 모든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구청장은 최근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A구청장은 지난달 1일 B(37·여)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됐다. B씨는 고소장에서 2018년 술에 취한 상태에서 A 구청장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소된 A구청장은 6·1지방선거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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