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 "통화가 안돼" 발만 동동
인근 주민들 "불안불안했다, 예견된 참사"
"쿵 소리가 들리더니 앞서 가고 있던 버스가 눈앞에서 사라졌어요. 5층 건물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니까요"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현장 일대는 무너져 내린 폐건물 자재가 왕복 7차선 도로 곳곳에 흩어지며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폐건물 자재에 매몰된 버스와 승용차 속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굴삭기 4대가 연신 부서진 벽돌을 들어 올렸고, 살수차는 그 옆에서 흩날리는 먼지를 없애기 위해 계속해서 물대포를 쐈다. 140여명의 소방대원과 의료진들은 부상당한 시민들을 긴급 조치한 후 구급차로 옮겼고, 경찰들은 소식을 듣고 현장에 찾아온 시민들을 통제했다.
일부 소방대원들은 흩날리는 비산먼지들 속에서 부상자 신원 파악을 위해 피해자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인상착의를 물었다. 도로 위에는 폐건물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휘어져버린 철제 구조물과 함께 벽돌이 도로 위로 넘쳐났다.
사고 현장에 둘러진 폴리스라인 밖은 실종된 가족의 이름을 연신 목 놓아 부르는 실종자 가족들이 초조하게 서 있었다. 자신의 아내가 매몰된 버스에 타고 있다며 구조 여부를 묻던 한 실종자의 남편은 "매몰된 버스에 타고 있던 아내가 곧 버스에서 내릴 것 같다며 연락을 끊었는데 이후로 통화가 되지 않았다"며 "앞에 서 있는 소방대원에게 아내의 이름을 물어도 '현재 그 이름을 가진 여성분은 구조되지 않았다'라는 답변만 받았다"고 울먹였다.
사고 현장 근처에 있던 신고자와 목격자 및 인근 주민들도 저마다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일부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근처 카페 직원은 "쿵 소리를 듣고 창가로 뛰어갔다. 사고가 난 현장을 보자마자 119에 신고했다"며 "이미 5층짜리 건물이 무너져 내린 후였다"고 말했다.
사고 버스를 뒤따르던 다른 시내버스에 타고 있었다는 승객 오모(80)씨는 "내가 타고 있던 버스 앞에 승용차 2대가 있었고 그 앞에 매몰된 버스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며 "큰 굉음과 함께 눈앞에 있던 버스가 사라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근 주민들은 '재개발 공사에도 버스 승강장 위치를 옮기지 않아 일어난 참사'라고 비판했다.
평소 사고가 났던 곳을 자주 지나다녔다는 주민 김모(65)씨는 "붕괴된 건물 바로 앞 인도에 승강장이 있었다. 임시 승강장을 만들어 옮기든지 차량을 통제 하든지 둘 중에 하나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철거할 건물은 5층 정도인데 밑에 둘러진 보호 펜스는 불과 2층 정도의 높이 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주민들도 입을 모아 "오늘 붕괴된 건물 바로 뒤에 큰 산을 이루는 철거된 건물 자재들이 쌓여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도로변에 남아있던 폐건물이 뒤로 넘어가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거다. 누가 이렇게 위험하게 공사를 진행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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