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실명의 주 원인' ··· 조기 발견·적절한 치료 받으면 정상

입력 2022.06.15. 18:54 김종찬 기자
[발생률 증가 ‘미숙아망막병증’]
망막 혈관이 형성되기 전에 출산
정확한 발병 원인 밝혀지지 않아
자연 호전많지만 6%는 치료 필수
도상검안경레이저 장비 개발 효과


미숙아망막병증은 망막혈관이 완전히 형성되기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에서 망막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950년대에는 과도한 산소 투여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해 산소 투여를 절제한 결과 발생률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신생아 의학이 발전하고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률도 다시 증가, 지금은 소아 실명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 선별검사 원칙에 따른 안저검사를 통해 가능한 빨리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미숙아망막병증에 대한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혈관 형성 안된 채 외부 환경 노출

미숙아란 임신 후 37주 이전에 태어난 신생아로서, 출생 시 체중에 따라 2천500g 미만을 저출생체중아, 1천500g 미만을 극소저출생체중아, 1천g 미만을 초극소저출생체중아라고 정의한다.

망막혈관은 태생기 4개월경에 시신경유두로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10개월, 즉 출생 즈음에 완성된다. 따라서 미숙아의 경우, 망막혈관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체 밖으로 나와 외부 환경에 노출된다. 이로 인해 망막혈관 형성 과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미숙아망막병증의 원인이다.

미숙아망막병증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고농도의 산소 투여 시 발생한 독성 물질이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켜 정상적인 모세혈관 형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미숙아는 망막의 혈관이 미숙한 상태에서 태어나므로 혈관 성장에 필요한 성장인자가 부족하여 망막혈관의 성장이 원활하지 않다.


◆선별 검사 놓치면 성공률 떨어져

급성기 미숙아망막병증은 적절한 검사에 의해 조기진단 후 치료를 실시하면 해부학적, 기능적으로 정상적인 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를 놓쳤거나 치료 후에도 계속 진행하여 망막박리로 진행될 경우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공막두르기, 유리체 수술 등을 하더라도 해부학적 성공률은 40~60%, 기능적 성공률은 20~40%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선별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생 빈도는 매우 다양하며 신생아의 미숙한 정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약 25% 내외의 발생 빈도를 보이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저절로 퇴행하는 경우가 많고, 약 6% 정도만 치료가 필요한 단계로 진행한다.

출생 시 체중이 1천250g 미만, 재태기간이 27주 미만이면 미숙아망막병증 발생의 고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생아학의 발달로 극소저출생체중아의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서 월등히 좋아졌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므로 미숙아망막병증 고위험군도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몸무게 2천g 미만 등 검진 권장

수태 후 31주, 출생 후 4주 이내에는 대부분 나쁜 예후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재태기간 30주 미만, 또는 출생 시 몸무게 2천g 미만의 미숙아에게 재태기간 32주나 출생 후 4주 중 빠른 시점에 안과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또 여러 가지 질환이 동반돼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경우에도 선별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망막 변화에 따른 치료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안저검사가 필수적이다. 안저검사에서는 망막혈관이 시신경유두로부터 어디까지 형성돼 있는지, 혈관이 형성된 부위와 형성되지 않은 경계 부위에서 미숙아망막병증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변화가 관찰되는지, 그 변화가 관찰된다면 심한 정도와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기준이 되는 소견을 '문턱'이라고 표현한다.

'문턱'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추적관찰을 진행한다. 미숙아망막병증은 항상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자연 퇴행하므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

현재까지는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망막혈관이 자라지 못한 망막의 주변부에 레이저광 응고 치료를 시행해 미숙아망막병증의 진행을 막고 망막 중심부를 보존하여 향후 시력이 발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과거에는 냉동치료가 주된 치료 방법이었지만, 최근에는 레이저광 응고술이 미숙아망막병증의 기본 치료로 자리 잡았다.

1회 치료로 모두 응고하기도 하지만, 응고 범위가 넓거나 미숙아의 전신 상태가 불안정할 때는 2~4회로 나눠 시술하기도 한다.

레이저 치료는 전신마취나 진정제를 사용하지 않고 냉동치료보다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다. 또 운반이 용이해 수술실, 신생아중환자실, 외래 등 어디에서나 치료가 가능하다.

재발이 적고 황반끌림 등의 합병증도 적은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도 있다.

하지만 항혈관피성장인자의 효과가 사라진 후 미숙아망막병증이 재활성화돼 뒤늦게 망막박리가 발생한 경우도 보고되는 만큼, 항혈관내피성장인자의 사용은 아직 안정성, 용법 등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레이저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체중·임신 주수 짧으면 위험 높아

미숙아망막병증 치료 후, 또는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퇴행 후에도 망막에 반흔성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때는 근시의 발생률과 고도근시 비율이 정상 미숙아 또는 정상 만삭아보다 높다. 경과 관찰 시에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양쪽 굴절의 차이가 있는 부등시, 약시, 사시의 발생 유무를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일단 미숙아망막병증이 퇴행했거나 치료 후 망막이 유착된 상태에서 드문 합병증으로 수개월에서 수년 후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망막열공(망막이 찢어져서 생긴 구멍)으로 열공망막박리가 있을 수 있고, 견인망막박리도 생길 수 있다.

미숙아망막병증으로 망막박리가 지속되면 약 30%에서 이차 녹내장이 발생한다. 이는 수정체, 홍채 면이 앞쪽으로 밀리면서 앞방각이 폐쇄되기 때문으로, 앞방 깊이가 얕아지거나 소실되면서 각막혼탁, 소눈증, 안구 위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수정체 적출술이 필요하다.

출생 시 체중이 적을수록, 임신주수가 짧을수록, 즉 저체중이면서 더 일찍 태어난 미숙아일수록 미숙아망막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또 고농도의 산소치료, 비타민E 결핍, 광선치료, 반복되는 무호흡증, 패혈증, 수혈, 뇌실 내 출혈, 호흡곤란증후군, 동맥관개방 등이 미숙아 망막증의 발생에 복합적으로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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