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파열로 퇴행성관절염 이어질 가능성 높아
계단서 통증 느껴지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 의심해야
65세의 박모씨는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나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친구들보다 무릎은 건강하다고 자신했었다. 그러나 최근 갑자기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가는 '기습 한파'로 조금만 무리해도 무릎이 시큰거리더니 밤에 잠도 못잘 상황까지 이르렀다. 박씨처럼 최근 기습한파로 무릎 등 뼈마디가 시리고 아프다는 사람들이 노년층을 중심으로 부쩍 늘어났다. 강추위로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뼈마디가 시리고 쑤시는 관절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근육과 유연성이 감소해 고령자들은 연골과 관절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될 수도 있다. 여기에 기상청은 올해 2월까지 기습 한파가 자주 올 것이라고 내보고 있어 무릎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이준엽 동아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원장을 통해 무릎인대 손상의 원인과 치료방법, 생활 속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무릎관절을 보호하고 관절의 움직임이 원활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십자인대다.
십자인대는 'X' 모양의 인대로, 파열 부위에 따라 전방십자인대 파열, 후방십자인대 파열로 나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앞으로 밀려나가지 못하게 하는 인대가 끊어진 것으로 무릎 관절 안 위 뼈인 대퇴골 인대와 아래쪽 뼈 경골 인대가 손상된 것이다.
후방십자인대 파열도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마찬가지로 운동 중 외상에 의해 발생되며 외부 충격으로 무릎관절이 뒤틀리거나 심하게 꺾이는 경우에 발생한다.
보통 후방십자인대 파열보다 전방십자인대파열이 많은데, 이는 스키나 축구 등 운동 중에 빠른 속도로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꿀 때, 충돌 또는 점프 후 착지할 때 무릎관절이 뒤틀리거나 심하게 꺾이는 것이 원인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되면 무릎에서 '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힘들며 오래 서있거나 걸을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무릎이 심하게 부어오른다.
무릎의 마찰이나 비틀림으로 인해 십자인대 파열의 증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하게 되면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동반된 연골판 파열 발생 확률 90%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2~3일이 지나면 부기와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단순 타박상이나 근육통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인대 파열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생긴 후 2년 이내에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 발생하게 될 확률은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월상 연골판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 위치하는 조직으로, 체중을 전달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관절을 안정시키며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연골판은 상체의 하중을 분산시키는 동시에 관절의 운동력과 안정성을 유지시킨다.
반월상 연골판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찢어지거나 닳아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연골이 닳아 위아래 뼈가 부딪쳐야 비로소 통증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무릎을 제대로 구부릴 수 없고 오금이 당기고 다리가 저리며 계단을 이용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나이·활동량 고려해 치료 선택
인대의 손상 초기에는 냉찜질과 고정, 안정, 무릎을 높이 올려놓는 것이 좋다.
초기에 손상된 관절에 체중을 부하하지 않도록 하고 목발에 의지해 걷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통증을 감소시키고 치유를 촉진하기 위해서 관절을 고정시키는 부목이나 보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심하지 않는 측부인대 단독손상은 수술을 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로도 특별한 후유증 없이 잘 낫는 경우가 많으며, 기능에 큰 지장 있는 전방 및 후방 십자인대의 완전 파열인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환자의 나이나 노동능력, 환자가 바라는 스포츠 활동 정도 등을 고려해서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환자의 나이가 젊고, 하체를 많이 쓰는 직업이고, 운동을 좋아해서 스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환자들은 수술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대부분 인대재건술을 시행하는 추세이다.
재건술은 십자인대가 40% 이상 파열된 경우에 시행되는데, 파열된 인대 중 쓸모없어진 부분을 잘라내고 남은 인대와 함께 새로운 인대를 뼈에 심어 고정시키는 수술법이다.
재건술 시 주로 환자 본인의 힘줄을 채취하여 사용하는 자가건술을 이용하거나 사체에서 채취한 동종건을 이용하여 십자인대 재건술을 한다.
이준엽 동아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수술 후에도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와 운동 기능 회복을 위해 재활치료가 필수적인데, 수술 후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을 경우 4주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 하는 데 큰 불편은 없다"며 "무릎 인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무릎을 풀어줘야 하고 대퇴부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경국기자
도움말주신분 이준엽 동아병원 관절센터 7정형외과 원장 #그림1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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