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서 자라는 아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뒷받침"

입력 2021.04.30. 16:45 선정태 기자
유근기 곡성군수·곡성미래교육재단 이사장
'양질의 교육만이 지역이 살 길' 확신
주민들의 높은 관심위한 장치도 마련
연어처럼 되돌아오는 지역민들 늘어
곡성미래교육재단 초대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유근기 곡성군수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미래교육재단의 준비 과정과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구 감소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입니다. 곡성군에서 초중고교를 나와도 충분히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습니다. 또 곡성군의 방식이 혁신 교육의 새로운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겠습니다."

곡성미래교육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유근기 곡성군수는 "2017년 곡성군의 줄어드는 인구를 억제하는 방법은 교육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곡성군청 직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자녀 교육 때문에 떠나는 일이 많아 '교육때문에 떠나는 주민이 생기지 않도록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유 군수는 "특히 2010년 즈음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지역의 소멸 위기 지표에 곡성군도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곡성군은 2013년 3만1천238명이었던 인구가 5년 후인 2018년에는 3만121명으로 줄었다. 곡성군은 소멸 위험지역 중에서 소멸위험 진입 단계인 0.5이하 지역으로 분류됐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2013년 0.269였던 소멸 위기 지수도 0.229로 더 악화됐다.

양질의 교육여건을 마련하면,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곡성사람이 성장함으로써 지역 회생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유 군수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3년 여를 준비해 지난해 6월 정식 출범하게 됐다.

3년을 준비했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낯선 길인 탓에 매 순간이 난관이었고 여전히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행정에서 교육을 챙겨도 문제가 없을까'하는 두려움이었다.

유 군수는 "교육은 '백년지대계'지 않느냐. 행정에서 이런 중요한 문제를 추진해도 되는지 걱정이 크다"며 "무엇보다 교육 동무원들은 지역을 돌며 근무하고 있어 흐름이 끊기고 원래 계획했던 방향과 다르게 진행될지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군수가 바뀌면 연착륙이 불가능할 수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유 군수는 자신이 걱정하는 몇 가지 불안 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도 알고 있다. 바로 군민들의 열정과 관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군민들이 자녀 교육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면 아무리 군수가 바뀌고 교육장이 새로 와도 걱정없을 것"이라며 "군수와 교육장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 군수는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11개 읍면 청년회장단을 대상으로 "주민들이 미래교육재단의 당사자이자 수혜자다"는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유 군수는 "당장은 지역의 기초학력이 낮은 아이들이 없도록 하고 집보다 학교가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은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는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중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그는 "곡성미래교육재단의 특징은 숲놀이와 예체능, 연극, 관현악단 참여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며 "숲놀이 교육은 수강생 모집 1분여 만에 마감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유 군수는 "곡성군의 학생 관현악단은 정원이 150명이다. 배우고 싶은 아이들은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악기도 군에서 제공한다"며 "연극, 예체능 분야도 마찬가지다. 배우고 싶은 모든 분야를 군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런 입소문이 퍼지면서 자녀 교육때문에 광주로 빠져나가던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고,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는 곡성에서 키워보자'는 생각을 갖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작은학교'를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만족도가 200%다. 휴대폰을 보는 아이들이 한명도 없을 정도로 재미에 푹 빠졌다. 또 '공부해라'는 소리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부모들도 있다"고 말했다.

유 군수는 "곡성에서 초중고를 졸업해도 글로벌 인재로 성장 가능하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옥과에서 초중고를 다닌 30대 청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연세대학교 성학과를 준비, 합격했다. 대학 재학시절 참가한 콩클에서 대상을 받고 수석졸업하더니 독일 유학까지 다녀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리톤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청년 사례처럼 학생 스스로 공부하고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곡성미래교육재단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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