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른 작물 재배 실패 줄이고, 능동적 대처 가능해진다

입력 2022.08.25. 17:01 선정태 기자
높아진 기온·늘어난 병해충 능동적 대처
현장서 즉각 적용 가능한 솔루션 제공
다양한 농업 관련 연구기관과 협업
선진 사례 벤치마킹, 대안 제시 역할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토종 과일이었던 배나 사과, 복숭아 재배지가 북상하는 한편 바나나, 파인애플 등 아열대 과일이 재배되고 있다. 또 기온이 높아지면서 병해충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병해충도 발생하면서 방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따른 대처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를 필두로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센터, 대학 등이 각자의 역할을 했지만, 이를 아우르고 종합적으로 대처할 컨트롤 타워가 없어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해남에 세워지는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이하 기후대응센터)'는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국가적 중추 역할은 물론 취약해지고 있는 농도 전남의 위상도 다시 한번 견고히 할 것을 기대된다.


◆ 기후 변화 농업 컨트롤타워 역할

기후대응센터는 해남군 삼산면 평활리 일원 3㏊ 부지에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본관동과 첨단시설동 등이 들어선다. 국비 600억원이 투입돼 내년부터 2025년까지 공사를 진행, 2026년부터 운영된다.

기후대응센터는 정책지원부와 기후데이터부, 첨단인프라부로 구성, 농업분야 탄소저감과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를 위한 종합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세부적으로, 정책지원부는 농업부문 기후변화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한 기술수요 발굴과 개발된 기술의 정책화 방안, 정책 이행 평가 등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국내외 R&D와 정책 등 기후변화 대응 동향을 파악하고 벤치마킹해 농업인에게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컨설팅한다. 또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계획 추진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발생 현황을 조사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 분야는 2018년 기준 2천22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어, 2050년까지 31% 줄어든 1천530만t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기후데이터부는 기후관련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데이터 생성.활용, 연구정보 제공, 농업 신기술 적용, 신산업 발굴 역할을 담당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생산성 변화와 가뭄.폭우.우박 등 이상 기후 피해를 예측,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장기적으로는 변화된 기후에 따른 작물 선택을 지원하고 여러 기관에서 중복했던 연구도 방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첨단인프라부는 기후변화대응 농업 연구자들에게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 재현 등 체험.실습형 연구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기후 변화에 따른 작물 피해양상과 이에 따른 대응 기술 효과를 파악, 데이터를 공유·확산을 담당한다.


◆ 전후방산업 연계, 농도 위상 재정립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중심으로 전남도 지역특화과수지원센터(과수연구소)와 해남군 기후변화 대응 농업연구단지가 들어선다.

전남도 과수연구소는 해남군, 완도군, 나주시 등 3개 시험지가 운영돼 온 가운데 연구 효율을 높이고, 노후 연구시설 개선 등을 위해 해남군으로 통합 이전된다.

전국 최대 규모의 기후변화대응 농업연구단지는 고구마 연구센터, 과학영농실증시험포, 청년농업인 임대농장 등이 조성된다. 올해는 전체 연구단지에 대한 기본설계 용역을 통해 사업별 구역과 위치를 확정하고, 개별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기후변화대응센터와 전남도 지역특화과수지원센터, 해남군 농업연구단지를 클러스터화 해 본격 가동되면, 전남도가 우리나라 농업분야 기후변화대응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장성군에 위치한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와 연계해 아열대작물 신품종의 적응 테스트와 보급을 추진하고, 구례군의 유기농복합타운과 함께 친환경농산물의 가공·유통·판매를 지원한다. 함평군의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와는 메탄을 줄인 새 사료작물을 개발·보급한다. 나주의 첨단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와는 노지분야 식량작물, 과수 등 아열대 작물에 대한 빅데이터를 공유·연구한다. 고흥군의 스마프탐혁신밸리와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첨단농업기술 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아열대작물 현장재배의 실습·체험의 장으로 활용한다.


◆농업 선진국보다 대비 늦어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분야 대비가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 비해 한참 늦었다. 이 나라들은 대부분 기후 위기가 언급된 2010년대 전후부터 대응해 왔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2011년 제임스휴톤 연구소를 설립, 500여명의 인력을 두고 농업환경과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고 있으며, 로담스테드 연구소는 우수작물의 생산상 증대와 미래 농식품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스코틀랜드 환경식품농업연구단(SEFARI)는 지역 대학·기관과 함께 지속 가능한 토지 관리와 농촌경제를 비롯해 식품·건강·웰빙 등 농업 전반에 걸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와게닝켄 대학·연구소는 생물 다양성과 환경을 연구, 지속가능한 토지와 물 사용을 위한 관리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농무부 산하에 농업연구국, 경제연구국, 국립식품농업연구소, 국가통계농업국, 산림청,천연자원보존청, 농업지원청 등 기후 변화와 밀접한 업무 수행 기관들을 두고 농업 관련 생태계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연구와 농업 생산력 증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18년 기후변화적응센터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과 적응을 위한 정보 수집·정리, 분석·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연구기구(NARO)는 정부·기업·대학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농업 생산지와 소비자에게 기술을 이전하고 있으며, 국립환경연구소(NIES)의 기후변화 즉응정보 플랫폼(A-PLAT)을 통해 기후변화와 적응에 대한 정보를 지자체와 농가, 농업인 등에게 제공하고 있다.

강효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심각해진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종합적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기후변화대응센터의 설립을 서두르게 됐다"며 "미래 생명산업의 가이드라인 제시와 함께 새 작물 도전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품종 선택 기회 제공과 실패 확률 줄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전남이 농도로서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