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순천 러프티하우스 신선미 대표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⑦순천 러프티하우스 신선미 대표
순천 선암사의 산기슭에서 만난 마흔네 살의 젊은 여성은 어렸을 때부터 차와 함께 자라며 평생을 차를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 일을 도왔으니 차와 함께한 시절이 어느덧 30여년이 훌쩍 넘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밭에서 뒹굴고 있는 그 주인공은 러프티하우스의 신선미(44·사진) 대표다. 그는 "차(茶)는 나에게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항상 되뇌며 살고 있다. 한 평생 차와 함께한 신 대표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학 공부 위해 일본행… 차에 빠져
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어학 공부를 위해 졸업 후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도 문화가 널리 퍼져있는 일본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유학 생활을 하던 신 대표는 차에 빠지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일본에는 다도 문화가 확산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발효를 하지 않는 불발효차가 잘 정착돼 있었다"며 "어학 공부도 하면서 일본 곳곳을 다니며 차에 대한 공부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유학 생활을 하며 현지에서 열리는 차 박람회, 차 강의 등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원래 차에 대한 관심이 다른 사람 보다 월등히 많았지만 일본에서 차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니 정말 빠지게 됐다"면서 "일본의 차에 대한 공부를 위해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그 경험이 지금 돌아보면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3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본격적으로 차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버지가 전통식품명인 18호
사실 차는 신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버지가 신광수 차 명인이기 때문이다.
신 대표 보다 먼저 '차의 인생'을 걸어온 아버지 신 명인은 50여년의 수제차 제다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1999년 '전통식품명인 제18호'로 지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식품명인은 전통식품의 제조, 가공, 조리방법을 원형 그대로 보전해 시현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분야에 20년 이상 종사해야 지정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명인이 아버지로 계시니 신 대표는 어릴 때부터 차를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 대표는 "지금은 그런 불만이 없지만 학창 시절에 아버지 일을 항상 도와줬는데 너무 힘들고 하기 싫었던 것 같다"며 "매년 4월초부터 6월말까지는 학업을 제치고 아버지 일을 우선적으로 도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차 걸레를 빨고 차를 뜨거운 열에 덖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그래도 대학생이 되고 진로를 결정해야 될 때가 왔을 때는 자연스럽게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 대표는 명인 아버지를 잇는 전수자로 지난 2005년 정식 등록됐다.

◆위기는 곧 기회… 센스 넘치는 마케팅
신 대표는 처음에는 아버지를 잇는 전수자로서 '차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위기로 인해 사업자 대표가 됐다.
지난 2007년 한 방송에서 농약을 차밭에 뿌리는 장면을 보도한 이후 차의 인기는 곤두박질쳤다. 처음에는 해당 업체만 타격을 보겠거니라고 생각했던 게 점차 일이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차 업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하고 전혀 상관없는 방송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에 영향이 받는 것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었다"며 "당시 매출이 반토막이 아니라 그 이상 떨어지면서 적자까지 생기는 상황으로 상당히 심각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 신 대표는 낙담하지 않고 살 길을 찾다가 일본 유학시절 인맥을 동원했다. 당시 박람회와 강의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현지에서 열리는 차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가항력적으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돌파구를 찾다가 일본을 떠올렸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그때 참여한 차 전시회를 통해 일본 현지에 수출할 기회가 생겨 매출도 점차 회복할 수 있었고 매출 10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기를 극복해낸 그이지만 위기는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지진이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도후쿠 지방에서 4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35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지진·해일로 일본의 수출이 전부 끊겼다.
이처럼 겨우 벗어난 위기에 또 한 번 고난이 찾아오자 신 대표는 공황장애까지 겪었다. 그렇게 자포자기하고 있던 신 대표를 구해준 것은 주위 사람들이었다.
신 대표는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주위에서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들어보라고 조언했는데 처음에는 시큰둥 하다가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강신청을 하고 교육을 듣게 됐다"며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교육을 들으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의지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을 듣고 무엇인가 깨달은 신 대표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닥치는 대로 신청해 수강했고 이후에 '러프티하우스'라는 차 납품 업체를 차리게 됐다.
찾아오는 손님에게만 판매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홍보활동에 나섰고 제품 개발에도 힘썼다.

일반 티백보다 편의성과 환경성 등을 업그레이드한 스틱 티백을 만들어 홍보를 시작했고 소위 대박이 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의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 100여곳에 납품하고 있으며 매출은 안정을 되찾았다.
◆마시는 차 넘어 '치유의 차' 바라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성공한 청년 농업 사업가로 거듭난 신 대표의 최종 꿈에 대한 키워드는 '치유 농업'이다.
그는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지만 녹차 분말을 가지고 녹차 스프레드 만드는 체험 키트 등을 개발하며 또 한 번 차로 위기를 이겨냈다"며 "차와 함께 모든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낸 내가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차로 치유해 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신 대표는 현재 가지고 있는 차밭에 지상 2층 101평 규모의 체험 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녹차 피자 체험, 다도 체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제가 운영하고 있는 차밭이나, 현재 건립 중인 체험 시설 모두 자연 속에 있기 때문에 이곳에 와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는 부족하지만 차를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서 모든 사람에게 치유될 수 있는 차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진할 계획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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