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도 전남 여전히 낮은 청년농업인 비율
농산물 고부가가치 2차 생산품으로 변신
'가능할까' 고민하던 아이템으로 제품화
다양한 지원책으로 현실화 실현 도와
전남의 농업인구는 30여 만명으로 전국 농업인구의 16.8%, 농가 수는 14만 4천여 가구로 전국 농가 수의 19.5%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지 면적은 2005년 32만 4천㏊ (전국 대비 17.7%)였지만 2019년에는 28만 8천㏊로, 최근 14년 새 3만 6천㏊ (11.1%)가 감소했다.
농업인의 고령화는 그대로 전남 인구의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 전남지역 농업 종사자 절반가량은 65세 이상 고령자다. 특히 70대 이상이 51.2%나 차지할 정도지만 30세 이하인 청년 농업인 인구 비율은 0.1%에 불과할 뿐이다.
전남도 등 관계기관은 지역 인구의 고령화를 늦추고 농업인의 연령을 낮추기 위해 귀농·귀촌인에게 정착지원금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주택이나 농지, 농자재 구입을 지원할 뿐 농산물 가공품 등 결과물이나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지원이다 보니 귀농을 포기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0년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단순히 농사를 짓는데서 그치지 않고,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을 통해 청년 농업인들이 '가능성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해보고 싶었던', '해보고 싶은데 자금이 부족했던'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킬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1차 농산물이 부가가치가 높은 2차, 3차 농산물로 변신할 수 있게 됐다.
◆농촌의 꿈, 현실이 되다
청년농업인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청년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통해 사업 아이템의 완성도를 높이고 현실화 할 수 있게 지원해 주는 농촌청년 사업가 양성사업은 시행 첫 해 10명을 선발하는데 300명이 몰릴 만큼 인기가 높았다.
매년 비슷한 경쟁률을 보이던 이 사업은 지금까지 170여 명을 배출해 다양한 분야의 청년농업인들이 농업분야의 사업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 사업을 통해 성공한 사례는 많다.
해남의 한 청년은 자신이 재배한 밤호박과 고구마를 활용해 호두과자를 개발했다. 그는 이 제조법을 특허 출원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열었다.
강진의 한 꽃농원은 생화의 생산 과잉으로 인한 단가 하락, 이에 따른 소득 감소를 벗어나기 위해 시들지 않는 꽃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개발, 소득이 기존보다 76%나 늘어났다.
장성의 한 귀농 청년은 김치를 지역과 매운맛 정도를 6단계로 세분화하고 브랜드를 고급화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
장흥의 한 버섯농가는 아이들을 위한 버섯 재배 키트를 개발해 체험활동으로 영업을 확장했다.
장성의 한 농업회사법인은 기존의 선식을 즉석에서 손쉽게 타먹을 수 있게 발전시키는 상품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울금이나 와송을 이용한 기능성 가공제품 생산이나 아로마 힐링체험장 운영, 벼농사를 6차 산업으로 발전시킨 청년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청년 농업인 혼자서는 섣불리 시도하지 못했을 도전이 가능하게 됐다.
◆인적 네트워크 구성 사업 확대
이 사업은 청년농업인의 상황에 맞춰 진입-정착-성숙 단계로 나눠 단계별 맞춤형 정착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진입단계에서는 안정적인 신규유입을 위해 30명의 청년농업인 경영실습 임대농장과 농대생의 농업 전문성 극대화를 위한 현장실습교육을 추진한다. 이어 정착단계에서는 청년농업인의 자립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청년농업인의 영농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20곳의 청년4-H 우수과제 창업농을 육성하고, 10곳의 영농승계 청년농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5곳에는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숙단계 청년농업인들에게는 지역사회 리더의 역할과 전문경영인으로 발전하기 위한 농촌청년 사업가 양성사업을 제공한다. 이렇게 이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에 뛰어든 청년농업인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데 그치지 않고 튼튼한 인적 네크워크도 구성했다.
이 사업을 지원받은 청년 농업인 65명이 모여 '지오쿱(ZIOCOOP)'이라는 유통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지오쿱'은 전남 청년농업인 중심의 상생·협력을 통한 농식품 유통·마케팅 플랫폼이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서 플리마켓을 운영하고, 각종 식품박람회에 참여하는 적극성도 보이고 있다.
◆고부가가치·비즈니스 선도 '창농타운'
최근에는 농촌청년 창업 지원사업의 업그레이드 격인 '창농타운'이 문을 열었다. 창농타운은 농업·농촌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 비해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이 미흡하고 판단, 농업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2·3차 비즈니스 선도공간 역할을 하게 된다.이 곳의 주요 시설은 농산업 창업 활성화를 위한 창업자·기업·유관기관이 모여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지상 3층, 2천547㎡)와 청년농업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제품지원센터(지상 2층, 2천3㎡) 2개 동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2025년까지 창업기업 160개, 고용 창출 336명, 연 매출 32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곳의 정원인 50개 기업이 이미 가득 차 운영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청년농업인의 농산업 스타트업 성장모델 개발 지원을 위해 교육지원 29개, 행사지원 9개, 사업지원 12개 등 모두 50개 과정의 프로그램을 발굴했으며, 향후 과정별 시범운영을 통해 고도화된 농산업 창업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킨다.
전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창농타운은 전국 최초의 농업R&D 및 기술보급, 농업인 교육 등이 융합된 실습형 공간으로 단순가공 창업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한 비즈니스모델로 육성한다"며 "이를 통해 농산업의 저부가가치 패러다임을 고부가가치로 바꿔 청년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농가 소득을 보장하고 지역의 직·간접 고용 창출을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농촌 청년들의 아이디어, 현실로 만들어 드립니다"
박홍재 전남농업기술원장
"효과 확실 전국서 벤치마킹
사업계획서 세우는 것 중요
세대간 갈등·마찰에 포기도
승계농 별도 지원사업 추진"
"1차 농산물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2차, 3차 농식품 가공과 체험 분야 창업에 관심이 높은 청년 농업인들이 늘어 나면서 이에 대한 맞춤 컨설팅을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박홍재 전남농업기술원장은 "전남농업기술원은 지난 2010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년농업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정착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년 10명씩 선정하다 3년여 전부터 수를 확대해 20명씩 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성과로 전남농업기술원은 지난해 농촌진흥청 주관 '청년농업인 육성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전남의 청년농업인 창업 지원 사업이 좋은 효과를 보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많은 광역 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전남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또 올해는 전남의 창업 지원 사업이 기존 20명에서 50여명으로 크게 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업을 통해 많은 청년 귀농인과 후계농들이 부농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다만 시장의 농식품과 체험 상품에 대한 마케팅은 변수도 많고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아 무작정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본인의 우수한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도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체계적으로 시장을 분석한 후 상품을 기획하고,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본인이 창업하고자 하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남농업기술원은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 사업에 이어 청년 창농타운도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관했다"며 "농업 재배기술뿐만 아니라 단순가공 창업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로 육성해 2025년까지 창업기업 160개, 고용창출 336명, 연매출 320억원을 목표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농촌에서도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기성 세대와 MZ세대의 갈등이 커지면서 청년들이 농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우려하며 "갈등이 발생하는 승계농을 대상으로 세대간의 갈등을 잘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승계농을 위한 별도의 지원사업을 추진해 부모와의 갈등 해소를 최소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 광주 선관위, 총선 투표지 훼손한 2명 경찰 고발 광주시선거관위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타인의 투표지를 훼손한 A씨와 자신의 투표지를 훼손한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A씨는 지난 10일 동구 소재 투표소에서 타인이 선거권을 행사하고 있는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지를 훼손해 공개되게 한 혐의다.B씨는 서구 소재 투표소에서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와 아직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 1매를 각각 훼손했다.공직선거법은 투표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투표에 간섭해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또 투표용지를 훼손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광주시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지를 훼손해 투표의 자유를 해치는 행위는 선거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공정한 선거질서 회복을 위해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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