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인상에도 '저렴한 음식' 인식 여전"
간편식사 대세 된 편의점과 경쟁해야
개성·위생·프리미엄 챙기며 변화 추세
"5천원짜리 커피는 다들 잘 먹으면서 김밥은 2천500원만 돼도 비싸다고 생각하니까요. 학생들도 학교를 안다니니까 분식집 하기가 더 힘든 것 같아요"
2년 전 전남대학교 인근에서 운영하던 분식집을 폐업했다는 정모(52)씨는 방문객 감소와 원자재값 상승이 식당 운영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광주지역 식당 점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분식점은 관련 업종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낮은 판매 단가, 편의점 등으로 인한 경쟁 강화 등으로 분식점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의 '100대 생활업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광주지역 분식점 점포 수는 1천567곳이었다.
이는 총 1천594곳이었던 2019년 10월에 비해 1.7% 가량 감소한 수치다.
반면 분식점 이외의 음식 관련 업종들은 모두 점포 수가 증가했다. 패스트푸드점은 2019년 10월 기준 1천95곳에서 지난해 10월에는 1천336곳으로 늘어 2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과점도 14.9%의 점포 증가율을 보였으며 한식, 중식, 일식집도 각각 6.8%, 1.6%, 9.3%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분식집의 판매단가가 대부분 낮게 형성된 만큼 물가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도 광주지역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2.6% 상승해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농축수산물 등 식료품 물가는 10.1% 올랐고, 분식의 주재료인 달걀 가격이 47.3% 올라 물가인상을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씨는 "메뉴 가격을 조금씩 올렸을 때 한 손님이 '이제 자주 못 먹을 것 같다'며 아쉬운 소리를 하더라"며 "분식이 원래 저렴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조금만 가격을 올려도 고객들이 크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간편식사 수요가 대체되면서 편의점이 크게 늘어난 것도 분식집의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달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편의점 이용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22.9%가 주요 구매 상품으로 김밥, 도시락, 주먹밥 등 간편 식사류를 꼽았다.
각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컵라면·김밥에 이어 튀김·떡볶이·볶음밥·어묵 등 다양한 분식 메뉴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비건 분식메뉴'나 연예인·캐릭터와의 콜라보 상품 등을 선보이기도 하며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분식점들도 고급화·전문화를 꾀하며 변화하는 추세라고 귀띔한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는 문모(46)씨는 "최근 '로제떡볶이', '감바스떡볶이'같은 퓨전 메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몰이를 했다"며 "유행과 맛, 위생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면 분식집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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