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민 한마음 한뜻 "양수발전소 우리 마을에"

입력 2023.11.28. 18:48 김종찬 기자
■ 곡성군 '양수발전소 유치' 사활
정부, 1조원대 발전소 공모 사업
구례·합천 등 6개 지자체 경쟁
2019년 실패 딛고 추진동력 확보
고용유발·지역경제 부양효과 등
지역소멸위기 돌파 마지막 희망
곡성군은 지난 9월5일 '곡성 양수발전소 유치 범군민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곡성군 제공

전남 곡성군이 양수발전소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전국 어느 경쟁자치단체보다 활발한 유치전을 펴며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곡성군에 따르면 지난 8월 군은 곡성군의회·한국동서발전㈜ 등과 '신규 양수발전사업 유치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상철 곡성군수, 윤영규 곡성군의회 의장,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협약에서 곡성양수발전소(500㎽) 유치를 위한 공동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전력 수급 안정과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약속했다.

곡성군은 지난 2019년 유치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도전이 어느 군보다 절박하다. 그만큼 추진 동력도 풍부하다고 자부한다.


◆전국 6개 지자체 총력

정부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천100㎿(2.1GW) 규모 양수발전사업을 추진한다.

양수 발전 유치를 신청한 6개 지역은 ▲곡성군(500㎿·동서발전) ▲구례군(500㎿·중부발전) ▲경북 봉화군(500㎿·중부발전) ▲경북 영양군(900㎿·한국수력원자력) ▲경남 합천군(1천㎿·한국수력원자력) ▲충남 금산군(500㎿·남동발전) 등이다.

다음 달 대상지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자치단체는 500~900㎿ 규모 발전소 유치 계획을 세웠으며 이 중 2~3곳이 최종 대상지에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수발전은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는 하부 저수지에 물을 내려보내면서 전력을 생산하고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에는 상부저수지에 물을 올려놓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수질 오염이나 소음 등이 적고, 발전량을 조절하기 용이해 재생 에너지 출력의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양수발전 건설은 1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지역발전기금 및 세수 확보 등 직접적인 기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용 유발, 지역경제 부양 효과 등 간접적인 기대효과 역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곡성군의 경우 양수발전과 관광 벨트 산업을 연계해 섬진강권 힐링 여행 브랜드화와 체류형 관광 활성화로 관내에 청년이 돌아오는 활력있는 매력 도시를 구축하고자 한다. 건설 기간은 준비 4년을 포함해 10년 안팎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과 경남에 이미 양수발전소가 있어 전남의 신규 양수발전소 유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철 군수는 "신규 양수발전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지방 소멸위기 해소를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며 "군, 군의회, 한국동서발전㈜이 사업 성공을 위한 전방위적 협조 관계를 구축해 양수발전소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곡성 고치마을 주민들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지지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범군민 유치 운동 활발

곡성 양수발전소 예정지는 죽곡면 고치리 일원으로 2019년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부터 최적지로 대두된 지역이다. 지난 4월에는 여러 발전사에서 유치를 제안한 만큼 지리적 이점이 있다.

이 지역은 유역 변경이 불필요하며 1등급 생태자연도 지역이 없어 환경적 피해 부담이 적다. 전기 편의성도 뛰어나 설비와 정비가 유리해 안정된 전력 공급이 가능한 곳으로 보인다. 또한 처음부터 주민 수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수몰 가구를 최소화했고, 송전선로를 최단 거리로 유지할 수 있는 연결지점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월5일 출범한 양수발전소 유치 범군민추진위원회는 지난 10월6일부터 나흘간 제23회 곡성 심청어린이대축제에서 재생에너지와 양수발전소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유치 활동을 했다.

추진위원회는 최성문 유치위원장과 김정후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사회단체장, 읍·면 이장단 및 죽곡면 주민자치회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곡성 양수 발전소의 성공적 유치를 위한 주민 주도의 자발적 유치위원회로 활동하며 유치홍보, 유치 당위성 등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최성문 위원장은 "군의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사업인 곡성 양수발전사업을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9월7일 곡성 문화체육관 앞에서는 곡성의용소방대원 500여명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홍보활동을 진행했다. 곡성의용소방대연합회는 산불과 같은 재난 발생 시, 양수발전소의 저수된 물을 활용해 산불을 예방하고 산림을 보호하는 큰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엔 곡성군 죽곡면 고치마을 주민 약 50명이 산청 양수발전소를 방문, 곡성군의 양수발전소 유치에 대한 간절한 희망을 전했다. 고치마을 주민들은 동서발전의 안내를 받으며 수몰로 인해 이주한 예치마을 주민들의 경험담을 들었다. 또 주민들은 저수지 견학을 통해 지역 상생발전과 관광자원 연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기도 했다.

한 고치마을 주민은 "실물 견학을 통해 양수발전소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며 "양수 발전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게 됐고 지역발전을 위해 반드시 곡성군에 유치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곡성군은 지난 7월25일 죽곡면 이장단과 회의를 하고 8월6일에는 고치마을 주민 30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양수발전소 건립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8월28일 곡성군은 군청에서 곡성군의회, 한국동서발전㈜과 '신규 양수발전사업 유치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곡성군 제공

◆구례군과 치열한 유치전

곡성군은 인접한 구례군과의 경쟁이 가장 신경 쓰인다. 구례군 역시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문척면 주민들로 이뤄진 양수발전소 유치위원회를 지난 8월 29일 출범하고 유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위원회는 구례군과 함께 양수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는 충남 보령의 한국중부발전 본사를 방문, 양수발전소 유치 건의문을 전달하고 양수발전소 구례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구례군은 지난 5월31일 한국중부발전과 업무 협약을 맺은 뒤 사업 대상지인 문척면 전체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 및 견학을 추진해 왔다.

구례군은 문척면 일원을 최적 후보지로 지정하고 24차례의 주민설명회와 견학을 실시했다. 9월 25일에는 3천여명의 구례양수발전소 유치 서포터즈가 발대했다.

구례군 관계자는 "하부저수지 예정지인 문척면 중산리 일원에는 양수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 탑재가 가능한 345㎸ 송전선로가 지나가고 있어 향후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2차 민원이 없다는 점에 매우 유리한 입지 여건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송전선로로 인해 피해를 받았던 중산리 주민 또한 이 송전선로 덕분에 양수발전소가 유치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곡성군 양수 발전 범군민유치원회의 왕성한 유치 지원 활동.

◆넘어야 할 산… 일부 군민들의 반대

구례와 곡성 주민 40여명은 지난 10월23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수댐이 들어서면 수십만평의 숲이 사라진다"며 섬진강권 양수발전소 건립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중부발전과 동서발전은 최소한의 파괴만 있을 뿐이라고 하지만 토목·도로공사와 댐 건설로 수몰되는 숲의 규모는 상상할 수 없다"며 "10년 공사 중 발생하는 먼지와 진동·소음·교통 문제가 마을 주민들과 생태계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현재 가동 중인 7개의 양수댐 중 전북 무주·경남 산청 등 모두 인구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라며 "양수댐으로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통계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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