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엔 '성냥갑' 만들더니 세종시엔 '디자인'···무엇이 차이를 만들었나

입력 2023.03.19. 17:49 이삼섭 기자
[광주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늦출 수 없다]
中 흉물에서 자부심 있는 건축물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공동주택 문화 결핍
'성냥갑' 지역사회 문제로…시민들 '불만'
용적률 탄력 적용해 차별적 건축물 유도
광주시가 기존의 획일적 건축물 규제에서 벗어나 지역별·권역별 특성에 맞는 도시경관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9일 광주 북구 일대 아파트 전경.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늦출 수 없다]中 흉물에서 자부심 있는 건축물로

"아파트는 죄가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단지형 아파트와 이른바 성냥갑이라고 불리는 획일화된 아파트입니다."

국내 전반의 현상이지만, 광주에서 아파트에 대한 '비호감'이 유독 높은 현상에 대해 한 건축가는 광주지역 아파트 비율이 높은 것과 비례한 획일성을 지적했다.

구도심이든 신도시든 지역 특성과 무관하게 무분별하게 세워진 '단지형 성냥갑' 아파트가 도시 흉물이 됐고, 대부분 아파트에 살면서도 아파트를 싫어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광주시가 광주 공동주택(아파트·주상복합·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에 대해 '디자인 혁신'을 하겠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그동안 '기계적 규제'에만 매몰된 나머지, 공동주택이 도시 흉물이 되도록 방치한 것에 대해 반성이다. 동시에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차별화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들여 '도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아파트 비율 최고…사회적 문제된 '성냥갑'

전국 시·도별 건축물 면적 비율(2021년 기준)에서 광주시는 75.3%로 전국 특·광역시 중 세종시(84.9%) 다음으로 높다. 광주시민 10명 중 7명(66.9%)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단기간 도시 계획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광주시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셈이다.

역설적으로 광주지역민들의 아파트에 대한 '비호감' 또한 높다. 지난 2021년 광주시의회가 실시한 주거정책 시민 여론조사에서 2명 중 1명(49.2%)이 주거로서 아파트 공급 확대에 반대했다. 또 통계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성냥갑 도시'는 광주시민사회계에서도 오랫동안 다뤄온 사회적 문제다.

그러나 비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모여사는 국내 도시 특성상 공동주택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아파트의 문제가 아닌,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획일화된 아파트라고 일관성 있게 지적한다.

함인선 광주시 총괄건축가는 "개발시대 때 아파트를 싸게, 빠르게, 효율적으로 짓기 위해 대량 생산하다보니 고무도장 찍어내듯 하게 됐다"면서 "결국 똑같은 판상형 아파트로 이뤄진 병풍, 장벽이 만들어진다. 거기에 사업성을 높이려다보니, '복사&붙여넣기' 아파트가 양산돼 도시의 흉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한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전경. 희림종합건축사무소가 설계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디자인 건축물', 도시의 자부심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간의 광주시의 공동주택 정책이 '개발 시대'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일부 대도시들은 '디자인 아파트'를 적극 장려하면서, 아파트가 일종의 도시의 '자부심'이 되고 있어 대비된다.

대표적으로 세종시는 공동주택(아파트)에 대해 설계 공모 제도를 실시하면서 혁신적이고 다양한 공동주택으로 관심받고 있다. 서울시 또한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통해 획일적 이미지를 지양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고품격화하는 정책을 시행해왔다.

202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주택부문 대상을 차지한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그 결과 가장 권위 있는 건축물 대전인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에서 세종시는 2018년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 시티와 2022년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 등 최근 5년간 2번의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공동주거부문이 생긴 2014년부터 연달아 4번의 대상을 차지했다.

그러다보니 광주지역에서 '성냥갑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가 서울과 세종시만 가면, 멋진 건축물을 만들어낸다는 자조적 목소리조차 나온다.

획일적인 아파트를 만들어낸다고 비판만 할게 아닌, 지자체가 규제와 유인책이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품격 있는 건축물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나온 이유다.

2016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한 LH강남힐스테이트. 국토교통부 제공

◆"잘 만든 건축물, 도시 살린다"…디자인이 고려 1순위

광주시가 최근 밝힌 '도시경관 및 건축물 디자인 향상 제도개선 방안'도 사실상 공동주택에 대한 디자인 혁신이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용적률은 공동주택 사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디자인에 따라 용적률을 차등 적용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용적률 220%를 일괄 적용하고 있지만, 이를 200~240%로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식이다. 설계 공모 등을 통해 우수한 디자인을 선정했거나, 공공성 높은 공간을 제공할 경우 그만큼 용적률을 높여준다. 반대로 그간 광주에서 해오던 대로 공동주택 사업을 할 경우, 이전에 받을 수 있었던 용적률보다 적어진다.

이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용적률을 최대치로 받기 위해 '설계 공모'를 할 수밖에 없어진다. 이는 다양하고 혁신적 디자인의 아파트로 이어지고, 시민들은 더이상 흉물이 아닌 하나의 '건축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21일 '창의적 도시 건축 디자인 혁신안' 발표에서 "세계 주요 도시들이 창의적이고 유연한 도시디자인으로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 특색있는 건축물을 랜드마크화해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지역명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의 발로다.

광주지역 주택업계 관계자조차 "(광주시의 공동주택 디자인 혁신은)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사업자도 도시 경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업계에서는 제대로 짓고, 제대로 받자는 분위기가 있다. 건설업계 오너들도 멋진 건물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디자인이 주관성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한다. 자칫 일관성 없는 심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최원석 광주시 도시계획과장은 "디자인은 주관성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적 디자인을 가져오라는 것은 사실상 설계 공모를 유도하는 의미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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