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인정한 노력···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비결

입력 2023.03.01. 17:03 이삼섭 기자
까다로워지는 심사 속 재인정 '쾌거'
권역 내 4개 지자체 협력 체계 구축
지역민 참여한 연계·홍보 강화 빛나
직원들의 4년간 지속적 노력 결정적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직원들이 인증 1주년 기념 표지석 제막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유네스코 측이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고려할 때 주상절리대 등 자연의 보존 상태만 보는 게 아닙니다. 이 아름다운 지질공원을 어떻게 알리고 연구하는지, 또 지자체와 지역민, 기업, 교육기관들이 어떻게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쉴 틈 없이 노력한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재인증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두면서, 이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숨은 노력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갈수록 엄격해지면서 '탈락'(레드카드) 내지는 '경고'(옐로카드)를 받은 세계지질공원들이 쏟아졌음에도, 무등산권은 세계지질공원이라는 위상을 공고히 지켜냈기에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린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공원을 알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지자체 간 협력 체계 구축 '빛났다'

얼핏 생각하면 무등산의 지질학적 가치가 객관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인증된 게 아니냐고 오해할 수도 있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공동대표이기도 한 송용수 광주시 기후환경국장은 유네스코 인증 조건에 물리적 가치만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물론 서석대와 입석대, 광석대로 대표되는 주상절리의 빼어난 아름다움과 생물 다양성은 핵심 지표이지만, 재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지질공원 운영을 위한 '협력 체계'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 실제 이번 유네스코 심사 대상에 전 세계 15곳이 신청했는데, 그 중 5곳이 최종 인증에 실패했다.

달리 말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그 이상의 가치들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송 국장은 "유네스코 측에서는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요구한다"면서 "광주시와 전남도, 화순군과 담양군이 수시로 만나서 협의하면서 협력 체계를 갖추고, 전남대 등과 연구사업을 같이 진행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말했다.

송 국장은 "무등산권역의 마을들과 지역민, 업체들 간의 협력을 구축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했다"며 "무엇보다 시청을 비롯한 각 지자체 직원들이 쉬지 못하면서 지역민들의 참여를 끌어내 준 게 영향이 컸다"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무등산세계지질공원 현장실사단이 지난해 무등산 입석대를 현장방문해 지질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유산 간 연계·홍보 강화 총력

실제 재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 4년간 유네스코 측에서 요구한 권고 사항들을 빠짐없이 이행해야 한다. 최초 인증보다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무를 담당한 광주시 녹지정책과 김용일 주무관도 지난 4년간 유네스코 측이 요구한 가치 창출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김 주무관은 "유네스코 측은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가치를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 지역민들에게 어떻게 보탬이 될 것인가를 본다"면서 "지난 4년간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한 데이터를 유네스코 측에 데이터로 보여줘야 했고, 지난해 현장심사에서 실사위원들이 눈으로 확인한 뒤 재인증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지질유산과 자연문화유산 간 연계와 홍보 강화에 힘썼다.

지질유산이 아닌 역사, 문화, 생태 유산들을 역사문화명소(비지질유산·42곳)으로 지정하는 등 지질유산과 역사문화명소간 연계에 집중했다. 명소들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지오마라톤'을 개최했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내 세계지질공원 에코센터를, 담양에는 지질공원안내센터를 설치하고 지질공원해설사를 배치해 지질공원 홍보에 주력했다.

또 무등산 세계지질공원 활성화를 위해 '지오'(GEO) 브랜드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권역 내 자원을 잇는 '지오기프트'(기념품샵), '지오하우스'(숙박), '지오스쿨·지오시네마'(교육) 등을 만들었으며 국내 최초로 '지오 푸드'(GEO Food) 브랜드에 가입해 20여곳에 가까운 협력 업체를 확보했다.

지질공원 특화마을인 '지오빌리지' 1호 청풍마을의 회의 모습. 광주시 제공

◆지역민 참여 유도…"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무엇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민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오빌리지(마을)와 지오파트너(지역민)를 선정해, 경제적 유인을 통한 지속성을 높여나갔다. 무등산권역의 지역주민들이 주축이 된 해설사를 대폭 확대해가며 지역민들에 의한 자발적 홍보를 유도했다.

특히 광주시 녹지정책과를 비롯해 전남도 환경정책과, 화순군 산림산업과, 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 지질공원해설사 등 수십명이 무등산이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재인증까지 이뤄낸 데 기여했다.

정강욱 광주시 녹지정책과장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는다고 해서 뭔가가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시민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고 노력을 하느냐에 빛이 나고 안나고가 결정된다"면서 "(직원들이) 지역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세계지질공원을 확장하는 추세였다면 이제는 양보다 질적인 요소를 많이 보고 있다"며 "행정과 지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하고, 세계지질공원이라는 가치를 통해 어떻게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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