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 로드맵’ 약속
민노총에 '광주시 직원 일동 성명서' 전달
"이제는 광주시청 로비를 비워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시청 1층 로비에서 27일째 농성 중인 어린이집 보육대체교사들에게 '시청 로비를 비워달라'고 요청했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린이집 대체교사 응시 접수가 그제(지난 6일)로 종료됐다. 채용될 자리는 42명인데 응시는 무려 181명이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그 동안 시청 로비에서 농성하는 분도,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여러가지 감정을 갖고 있으리라. 흔쾌히 모두를 채용하지 못하고 공개경쟁으로 채용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강 시장은 "이제는 시청 로비를 비워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당장 '청년 일 경험 드림 행사'를 비롯해 밀렸던 계획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앞으로 광주시는 전체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 문제 등을 챙겨나가겠다"며 "어렵겠지만 큰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숙원인 처우개선 로드맵을 만들어 가겠다"고 제안했다.
어린이집 대체교사들이 요구하는 고용승계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광주시 여성가족교육국도 이날 시청 17개 실국, 1천여명의 직원들로 부터 서명을 받아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시청 점거 농성 관련 광주시 직원 입장문'을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시는 입장문에서 "27일간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보육대체교사들의 요구사항은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이를 해고라고 주장하며 고용안정을 이유로 계속 근로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의 입장은 어린이 감소로 실직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시 산하 기간제 근로자와의 기준과 형평성, 공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들의) 고용연장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시청사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시설이용과 통행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 직원 역시 아침 출근때부터 장기간 농성으로 불편과 행정의 효율성 저하 등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라며 "특히 오는 14일부터는 1층 시민홀에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광주청년 일경험드림플러스 행사가 열려 1천500여 명이 시청 1층을 방문할 예정이다. 행사 시작 전부터 상담부스와 면접부스 설치 등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며 조속한 청사밖 이동을 요구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 강기정 시장 "행정은 투명하게, 시민사회는 신뢰로" 강기정 광주시장이 29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민관협치협의회'에 참석해 민관협치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올해 첫 민관협치협의회 회의를 열고 행정과 시민사회계의 공동 대응 의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강기정 광주시장은 "행정은 투명하게, 시민사회는 행정 신뢰"를 강조했다.광주시는 29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2024년 광주시 민관협치협의회 제1차 회의를 열었다. 민관협치협의회는 지역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과 시가 긴밀히 소통·협력해 정책을 발굴하고 논의하는 자리다.이날 민관협치협의회는 '협치로 더 좋은 광주 만들기'를 주제로 민관협치 활성화 방안과 민주인권·이주민 분과위원회에서 제안한 5·18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 왜곡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공동의장인 강 시장과 정영일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 비롯해 민관협치 위원, 시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광주시는 민관협치협의회의 당연직 위원 외에도 전체 실국장을 참여시킴으로써 민관협치협의회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민관협치 활성화에 나섰다.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광주에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민관협력의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민사회의 힘을 언급하며, 시민사회와 협력으로 이뤄낸 민관협치의 성과로 ▲무등산 공유화 운동 ▲민간공원 ▲5·18 등 광주정신 ▲기후위기 대응 등을 꼽았다. 또한 취임 이후 시민사회와 세 번의 끝장토론을 통해 민관협력의 의미있는 한걸음을 내딛었다고 밝혔다.강 시장은 "이런 민관협력의 성취를 이어가기 위해 주목해야 할 시민이 누구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시민은 평범한 생활인이자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려는 다양한 개성의 '나-들'이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마을만들기를 포함해 관심분야가 세분화·다양화된 소규모 단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 시장은 "우리 행정과 민관협치협의회는 새롭게 등장한 '나-들'의 개성을 이해하고 그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네트워크와 소통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며 "민관협력이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관계하는 방법'이 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과 시민사회가 사회라는 큰 유기체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강 시장은 "지금 시민사회는 행정을 불신하고, 또 행정은 시민사회를 동원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시민사회는 행정이 처해있는 상황과 행정이 가지고 가는 큰 숲을 못 볼 수 있고, 행정은 민생의 현장과 작은 나무 하나하나를 놓칠 수 있는 만큼 숲과 나무를 함께 바라보는 것이 민관협력이 지향할 방향이다"고 강조했다.강기강기정 광주시장이 29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민관협치협의회'에 참석해 민관협치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광주시 제공그러면서 강 시장은 "민관협치협의회의 일상적인 주제를 넘어서 민관협력에 대해 다소 긴 말씀을 드린 것은 민관협력과 소통을 통해 광주가 지켜지고, 더 커질 수 있다는 제 신념을 전하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 행정에서는 더욱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사회는 행정을 더욱 신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공동의장인 정 이사장은 "광주시 전 실국장의 참여와 강기정 시장의 말씀을 통해 광주시가 민관협치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며 "전국의 민관협치 상당수가 명맥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의 민관협치협의회는 더 좋은 광주 만들기를 위한 협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타 지자체의 경우 민관협치 조례를 폐지하는 등 민관협치가 전국적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축소되는 반면 광주는 민관협치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전담팀(TF)운영, 분과위원회 재정비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전국적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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