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시각] 지구의 경고, 언제까지 무시할 건가

@김현주 입력 2022.08.18. 15:03

7월 말까지 '선풍기조차 틀지 않고 잠을 잤다'는 말을 지인들에게 자랑하듯 되풀이했다.

실제로 자정이 넘어서면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지 않고도 잠을 자는 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8월 들어 상황은 역전됐다.

하늘에서 입을 함부로 놀린 데 벌이라도 내리는 듯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며 맥을 못 추었다.

한낮 더위야 말할 것도 없고 밤마다 되풀이되는 열대야로 그야말로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실제로 광주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날은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모두 14일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단 하루였던 것과 비교하면 잠 못 이루는 밤이 확연히 늘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저기온이 26~27도 안팎을 기록하는 날도 수일 이어졌다.

남부지방이 폭염에 진땀 빼는 사이 중부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에 시간당 140㎜ 수준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지역민들은 그야말로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하늘에서 물이 쏟아졌다고 증언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 13일과 14일 충남지역에 시간당 11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추석 명절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에 몰려온 자연재해에 수재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이런 이상기후 현상은 비단 우리 나랏일만은 아니다.

미국의 사막에는 천 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홍수가 발생했고 정작 비가 필요한 유럽에는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사막 한가운데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최근 1시간 만에 250㎜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가장 덥고 건조한 곳으로 알려진 데스밸리 국립공원에도 1년 치 강우량의 75%에 달하는 371㎜의 비가 쏟아졌다. 데스밸리 국립공원 측에서도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습적인 비에 우리는 어떤 대처도 할 수 없었다' 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최근 영국 정부는 수도 런던을 비롯해 잉글랜드 남부·동부 등 8개 지역에 공식 가뭄을 선언했다. 영국 정부가 가뭄을 선언한 것은 2018년 후 4년 만이다. 가뭄 외에도 영국은 지난달 낮 최고 기온이 사상 최고인 섭씨 40.3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두 달 동안 가뭄과 폭염 속에 여러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현재 프랑스에선 8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지난달 이미 1만4천ha가 불에 탔다. 이탈리아의 알프스 빙하지대에서는 1895년 이후 200개가 넘는 주요 빙하가 사라졌다.

이처럼 자연이 보내는 경고등이 세계 곳곳에서 깜빡이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 재앙은 단순히 매력적인 풍경이 훼손되거나 다양한 생물이 사라지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결국 인류의 생존에 광범위한 영향과 파괴력을 미칠 것이다.

지구의 경고는 이미 오래전 시작됐다. 더 이상 이를 무시해선 안 될 것이다. 사회 에디터 김현주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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