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시각] 문화도시 광주

@김혜진 입력 2022.07.07. 18:51

지난 6일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이 모처럼 북적였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이 시민들을 위한 한여름밤 야외공연을 준비하면서다. 상무지구 인근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시민들은 물론 광고를 보고 찾아온 시민들까지 그동안 문화생활에 '굶주렸다는 듯' 발걸음했다. 공연 내내 환호가 자주 터져나왔고 공연 후 돌아가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런 공연 또 있으면 좋겠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렸다.

앞서 초여름 쌍암공원에서 시립합창단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서 시립발레단이 선사한 야외공연서도 예상 외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터다.

그동안 광주 문화계는 끙끙댔다. 광주가 '노잼'이라 불리면서다. 즐길 거리가 없단다.

코로나19로 전국의 문화계가 기력을 잃었을 때도 광주 문화계는 고군분투했다. 서울서도 보기 힘든, 서울이었다면 긴 줄을 자랑했을 전시가 줄곧 이어졌고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게다가 대부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었지만 삶이 힘들면 문화는 꽃놀음 정도로 보일 수밖에 없기에 2년간의 다양하고도 재밌는 시도들은 주목받지 못했다.

2년 여전 취재 차 서울 갤러리 몇 군데를 돌다가 놀란 일이 있다. 갤러리마다 줄이 길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더운 날씨에도 줄을 섰다. 코로나19로 인해 시간별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은 티켓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서울의 갤러리이니 전시 내용이 너무나도 빼어나서였을까. 수도권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서였을까.

1년 전 취재한 타지에서 온 젊은 기획자의 말을 빌린다. "수도권 문화산업이 잘되는 이유는 광주보다 내용이 좋아서도 아니고 마케팅적으로 잘 만들어졌다는 것뿐입니다. 결코 지역이 내용적 면에서 뒤처지지 않아요. 수요자인 광주 시민들도 스스로 문화적 욕구가 강한데 이 욕구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를 뿐이죠."

전통적으로 문화적 역사를 가진 광주는 문화도시가 맞다. 지역 예술인들은 돈벌이보다는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자존감 하나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작가들은 불과 30년 사이 비엔날레로 말미암아 국제 문화예술인들에게 '잘 모르는 곳'에서 '가보고 싶은 도시'가 된 광주에 자긍심을 느낀다. 시민들 또한 팬데믹 이후 이어지는 문화 향유 기회에 기꺼이 응하는 높은 문화적 욕구를 갖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구슬이 만들어져 흩어졌다. 이제 꿰어 다양한 형태의 자원으로 만들면 된다. 지역 예술인들의, 지역민들의 자존을 지켜주면서 말이다. 김혜진 취재2본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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