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시각] 입김 공천의 끝은 매서운 회초리

@주현정 입력 2022.04.21. 13:59

선거는 사실 지역 토호세력과 기득권층 간의 전쟁이다.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왔던(아니, 정당을 차지해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특히 지방선거 정국에서 권력 카르텔 연장을 꿈꾼다.

선거 후보 선출 과정 자체가 사생결단의 싸움이기는 하다. 자신의 정치 인생 모두를 내걸고 '선수'로 뛰는 후보 당사자들은 물론 지지자들 역시 신념과 이해가 뒤섞여 소위 '눈 뒤집히는' 전쟁 한 판을 치른다.

같은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만 경쟁자라는 이유 탓에 상대 후보를 미워하고 견제하고 일부는 폄훼하기도 한다. 심지어 경선에서 패하고 나서는 본선에서 상대 후보의 패배를 내심 바라는 지경에까지 이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독점이 선거 필패론 중 가장 심각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이다.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딱 그랬다.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친노 패권주의'로 민주당은 균열됐고, 국민의당까지 창당됐으니 야권분열은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참패. 심지어 민주당 보다 1석이 모자라 16년의 여소야대 국회가 탄생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왜 유권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을까. 이유는 명확했다.

특정 계파와 세력만을 챙긴 '제 식구 감싸기' 공천이 당 내분으로 번졌고, 유권자들마저 역심판으로 응징했다.

공천 잡음에 대해 비등했던 비판 여론은 안중에 없는 듯 자만하다 결국 대패한 것이다. 섣부른 자만에 부푼 공천 과열경쟁이 국민 거부감으로 커진 셈이다.

2022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 공천 잡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고무줄 잣대와 입김 공천 논란 속에 연일 파행의 연속이다.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단체장과 일부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도 잇따르고 있다. '가혹하게 마구 죽인다'는 뜻의 '학살'이라는 혹평도 심심찮게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밑에서의 무소속 후보 간 연대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반(反)민주당 정서도 확대되고 있다.

'대세가 폭망이 되는 건 한 순간'이라는 20대 총선 새누리당이 보여준 훌륭한 반면교사를 민주당이 모를 리 없건만 그때와 지금,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다.

그러는 사이 집권여당으로 등극한 국민의힘은 호남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지역민들 역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유례없는 높은 지지를 보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당장 오는 7월 개원하는 지방의회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진입 창구까지 마련해 줄 기세다.

실제로 무등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8일 광주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5%p)결과 지역민 10명 중 1명(9.4%)은 지방의원 비례대표 지지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꼽았다.

민주당 응답률(66.0%)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간 굳건한 2위 자리를 지켜왔던 정의당(6.6%)보다도 2.8%p나 더 높았다.

유권자는 냉정하다.

지역정치판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지역민들은 곧바로 지지정당 철회라는 매서운 회초리를 휘두를 것이다.

지역의 발전된 미래를 저해하거나 지역민들의 편익을 방해하는 정당은 즉시 교체된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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