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시각] '절대 善' 더불어민주당을 꼬집는다는 건

@주현정 입력 2022.03.17. 16:20

광주에는 몇 가지 비판 금기어가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민주당이다.

엄혹했던 시기 온갖 핍박에도 기언치 민주화의 꽃을 틔워낸 덕에 광주(물론 전남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진보정당 민주당은 사실상 지역 내 '절대 선(善)'으로 통한다.

물론 민주당을 향한 지역의 압도적인 지지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첫 민주정부인 국민의 정부 시대 개막에 마중물이 되기도 했다. 곧바로 열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촛불정국,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3번의 민주 정부 탄생에 광주가 절대적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 대체재로 국민의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몰아주는 등 때때로 매서운 회초리를 휘두를 때도 있었지만 민주당을 향한 일편단심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안정성이 곧 지역 발전의 최대 기반이라는 믿음으로 지역민은 물론 지역 언론도 그들의 친위세력을 자처해왔다.

'푸른 깃발만 흔들면 당선되는 곳'이라는 고질적인 프레임 역시 어쩌면 지역 스스로가 만들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랬던 광주가 변했다. 민주화의 성지로서 민주정권 탄생이라는 이념적 사고에 힘을 실어줬던 그간의 지역 표심이 뿌리째 흔들렸다.

보수정당 후보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던 광주가 역대 가장 높은 지지를 몰아준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지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효자손 노릇을 하기는 커녕 야당이 쏘아올린 공에 맞지 않으려는데만 급급했다. 시대를 읽지 못하고 유력 지역 정치인 중심의 구시대 선거운동도 입방아에 올랐다.

더 큰 문제는 패배 후 자세다.

'이재명은 이겼지만 민주당은 졌다'는 볼멘소리에도 불구하고 호남의 높은 지지율에 편승해 대선 책임을 벗어내려는 듯, '지정못'(지고도 정신을 못 차렸다)이라는 비판은 들어 본 적도 없다는 듯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자기합리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조직 쇄신 목소리에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일이 예사라는 전언도 나온다.

그런 차원에서 대선 이후 무등일보가 쏟아내고 있는 '고립된 민주당' 기획은 사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끄집어 말 할 수 없어 해저에 갇혀있었던 지역 정가의 금기어를 수면 위로 끌어내기까지 많은 비판을 견뎌내야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향한 쓴 소리는 야당이 된 민주당을 고립시키자는 차원이 결코 아니다.

대선 과정에서 지역민들이 뚜렷하게 보여준 텃밭 민심의 균열을 제대로 진단하고 무엇이 진정한 혁신의 길인지 진정으로 고민하라는 과제의 제시다. 민주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꿰어야 하는 첫 단추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힌트다.

민주당은 '지역 언론이 내부 총질을 해야 되겠느냐', '너무 과하다' 투덜만 거릴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스스로를 곱씹어보기 바란다. 그간 제대로 된 비판을 받아 본 적이 있는지,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을 의지는 있는가 말이다.

지역민의, 지역 언론의 쓴 소리를 거북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이 혁신의 첫 걸음이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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