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를 기준으로 1~2도가량 높거나 낮은 최고온도, 그리고 1천명 넘는 코로나 확진자.
매일 아침 울리는 핸드폰 알람을 통해 그날의 날씨와 주요 뉴스를 들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안그래도 자고 일어나면 밤새 흘린 땀에 찝찝한 기분인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오늘도 어김없이 덥겠구나, 오늘도 사람 많은 곳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힘이 빠지는 기분이다. 무더위와 코로나가 어느덧 일상이 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기운 빠지는 건 변하지 않는다.
최근 1주일간 코로나 확진자는 일평균 1천456.4명, 1만명 발생률이 39.0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행히 주변에서는 단 한명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덕에 아직까지 코로나에 대한 체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식사를 하러 갈 때나 커피를 마실 때 든지 외부활동을 할 때면 그곳에 사람이 많은지 아니면 적은지를 먼저 살피는 게 일상생활이 돼 버렸다.
사람이 좀 많다 싶을 때는 빨리 나가야지 하며 더 서두르게 되고 그 지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올때면 혹시 내가 갔던 식당에 누가 있었던 거 아닌가라는 걱정을 하게된다.
이제는 모든 이들에게 다 똑같은 일상이 된 이야기겠지만 요즘엔 이런 것 자체도 짜증이 나고 힘이 들기만 한다.
'난 이렇게 조심하는데'하면서 괜스레 모르는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하고, 저녁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시국이 어떤 때인데 저러고 있냐 '고 불평을 하기도 하는 내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진걸 보면서 답답한 기분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 와중에 찜통 같은 폭염까지 27일째 계속되면서 답답함은 극에 다다른 것 같다. 조그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점점 사는게 재미없는 것 같고, 이래저래 의욕도 떨어지고 힘든 나날의 연속이다.
그나마 올림픽 경기에서 극적으로 메달을 따낸 선수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았지만 그것도 이번주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앞으로 뭘 보면서 위안을 삼아야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무더위는 중순부터는 꺾인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코로나는 기약없는 기다림일 것 같아서 불안하다.
최소한 마스크를 벗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일상적인 외부활동 정도로는 감염 걱정은 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사람들하고 제대로 마주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차도 마시고, 시원한 맥주도 한잔하면서 답답함을 풀어버릴 수 있었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답답한 마스크와 함께 답답한 속도 풀어낼 수 있는 속 시원한 일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도철원 취재 1부 차장
- [무등의시각] 흔들리는 대통령, 흔들리는 지역현안 호남은 또 정치 클리쉐에 당한걸까.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윤석열표 광주 약속은 물론 균형발전 약속 어느 것 하나 전진에 방향타가 맞춰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12.72%'. 광주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대통령 탄생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 주었건만 불과 반년 만에 '그럼 그렇지'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얼마 전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긴축에 초점을 맞춘 재정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실망이라는 평가가 적잖다. 특히 지역화폐, 임대주택, 쌀값 등 소득부족과 물가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을 고려한 조치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야당이 '정부의 나라빚 걱정을 오롯이 시민들에게 떠넘긴 약자 실종 불공정 예산', '참으로 비정한 예산'이라는 쓴소리를 내뱉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물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광주는 2년 연속 3조원 돌파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대거 포함된 덕이다.그렇다면 대통령의, 집권 여당의 호남 챙기기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까? 답은 '아니오'로 기운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신 경제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타 지역에서는 구현해내지 못한 무형의 아이디어를 대거 유형의 사업으로 전환했던 광주의 작전이 먹혀 들어갔다는 평가가 더 많다.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차원의 지역 현안 사업 국비 반영 노력이 아닌 광주시의 '개인기'가 더해진 결과일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기간 우리 지역에 약속했던 공약 이행도 낙제점이다.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도체나 인공지능, 미래차 육성 분야는 일부 포함됐지만, 공약 사업인 달빛고속철도와 서남권원자력의료원 등은 누락됐다. 대통령의 약속이 관계부처의 반대(구체적인 정부 기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도 포함되지만)에 발목이 잡혀버린 우스운 상황만 연출됐다.국민의힘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를 찾아 개최했던 예산협의회에서 약속한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남대학교병원 신규 건립과 관련해 "예산 당국에 부탁을 해서 1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와 전남대병원 새병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의했다고 공식화 한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대상 자격 미달. 용도변경을 완료하지 않은 병원 측의 미숙한 행정 때문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잖다. 앞서 전북, 경북 등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경우가 있었고, 이번 예타 대상 포함 사업 가운데서도 유사 사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중심 정책도 '말뿐인 지방시대'로 가고 있다.반도체 학과 증원과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과 같은 수도권 중심 정책 강화,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기업의 지방이전 공약과 투자 촉진도 반대로 가고 있다.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도 '尹표' 지역혁안 정책 표류 우려감을 키운다.취임 불가 80일 만에 20%대까지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까지도 30%대 초반을 겨우 회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지율 지진에서 버팀목이 되어 줄 여당마저 불협화음, 갈라치기 등으로 내홍 중인데다 여사를 비롯한 대통령 주변 논란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국정을 온전히 주도 할 윤 대통령의 모습을 언제나 볼 수 있을 지, 언제고 볼 수 는 있을런지 의문 부호가 달린다.겨우 5년이다. 대통령의 정책 집행을 위한 씨앗을 심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초석이 제대로 쌓이지 못하면 '지역맞춤형 성과내기'도 난망에 그칠 것이다.윤석열 대통령의 지방시대가 허울뿐인 약속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본다. 주현정 무등일보 취재1본부 정치행정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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