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시민난장' 통해 오월정신 기억
대행진·풍물굿 이후 전일빌딩 앞 총체극
5·18민주화운동 43주기를 하루 앞두고 금남로가 '광주정신'으로 다채롭게 채워진다.
16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에 따르면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17일 오후 1시부터 '5·18 43주기 전야제'가 펼쳐진다.
이번 전야제는 크게 '오월시민난장', '오월풍물굿', '민주평화대행진', '총체극' 등으로 구성됐으며 총감독은 박정운 극단 토박이 상임 연출이 맡았다.
이날 금남로 일대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가운데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오월시민난장'이 전야제의 시작을 알린다. 금남로에 설치된 30여개의 난장부스에서 시민들이 체험·전시·거리공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오월정신을 기억하고 시대정신을 표현할 예정이다.
오후 5시30분부터는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 고려인마을 거주 동포, 북한이탈주민 등 3천여명이 참여하는 민주평화대행진이 시작된다. 이들은 수창초교에서 출발해 금남로를 지나 전일빌딩 245 앞 특설무대까지 1.5㎞를 행진하며 1980년 당시 시민결집을 재현한다. 같은 시간 오월풍물단은 5·18민주화운동의 혼을 표현하는 오월풍물굿 거리공연을 진행한다.
민주평화대행진이 마무리되는 오후 7시부터는 전일빌딩245 앞 5·18전야제 특설무대에서 '끝까지 우리들은 정의파다!'를 주제로 총체극이 시작된다. 1980년 당시 시민들의 임을 위한 행진곡 무대를 시작으로 2시간 30분 동안 극단 토박이·극단 깍지·태 무용단·댄스팀 러프 크루·광주 노동자 노래패 연합·민중가수 류의남·GFN 광주영어방송 소년소녀합창단·전통연희예술단 또뜨락 등 수많은 예술인들이 공연을 펼친다.
박정운 전야제 총감독은 "광주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광주정신을 잘 이어받아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총체극을 구성했다"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점으로 '오월광주'의 의미를 바라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용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장은 "많은 시민분들이 전야제 행사에 참여해 대동단결의 오월광주를 펼쳐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전야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5월 정신 이어가야죠" 오월어머니회의 장산남 여사 "5·18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의 근본이 되는 정신입니다. 반드시 이어가야 할 숭고한 정신이라고 생각해요."5·18 43주년을 맞아 전야제가 열린 17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는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날 본 행사인 5·18 전야제가 시작되기 전 열린 '오월시민난장'에는 각종 체험부스가 마련됐다.43년 전 그날의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자 이 곳을 찾은 시민부터 아이에게 5·18의 가치를 알려주려는 부모까지 온종일 발길이 이어졌다.오월 주먹밥 부스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줄 주먹밥을 만들던 오월어머니 장산남(87·여) 여사는 "아들이 군인에게 끌려가는 걸 막으려고 차를 막아섰다가 군인에게 주먹으로 맞아 고막이 터져 지금까지 귀가 안들린다"며 "우리에게 주먹밥은 여러 의미가 있다. 오늘 찾아준 사람들과 그날의 기억을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했다.이어 "민주주의를 이뤄낸 5·18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매년 주먹밥을 만들 것이고 그날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장 여사의 주먹밥을 받아든 김수민(26·여)씨는 서울에서 광주에 왔다가 전야제를 보러 금남로에 왔다고 했다.김씨는 "몇년 전에 광주에 살던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전야제와 겹쳐 옛 도청 쪽만 가봤다. 오늘 와보니 5·18 당시 먹었다던 주먹밥을 주고 다양한 부스도 마련돼 있어 신기하고 좋다"며 "어렸을 때 영화 '화려한 휴가'로 5·18을 처음 접했다. 너무 충격을 받았는데 그 이후로 오늘의 민주주의를 이뤄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에 더욱 알아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금남로 전야제 행사장에는 5·18을 겪어온 세대부터 앞으로 그 정신을 이어가고 싶은 시민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체험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접하게 된 계기는 달랐지만 모두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고자 함에는 한마음, 한뜻이었다.청소년 5·18 홍보단 '푸른새'의 정민기 지도자청소년 5·18 홍보단 '푸른새'의 정민기(48) 지도자는 '청소년, 5월을 마주보다'라는 부스를 운영했다. 이곳 부스는 주먹밥을 나누던 80년 5월의 모습을 담은 컬러링북과 입체 퍼즐로 5·18사적지를 만드는 체험을 진행했다.정 지도자는 "시민난장인데 정신계승의 주체인 청소년 부스가 2곳밖에 없다. 우리는 그 2곳 중 한 곳"이라며 "청소년들은 역사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정신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청소년 5·18 홍보단의 김서연 학생같은 부스 운영에 참여한 김서연(18·여) 학생은 "초등학교 때 할머니께 5·18에 대해 들었다. 그때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5·18을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많아 뿌듯하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이어가겠다"고 웃어보였다.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광주모임 집행위원장 서단비씨서단비(32·여)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광주모임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이 계속되고 있다. 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웠는데 우크라이나에서도 죽음을 각오하고 군부독재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1980년 정신이 불의에 맞서서 싸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정신이 전세계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5월 정신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다 다르겠지만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가 세계 시민들 마음에 닿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금남로를 찾은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지지에 한 목소리를 냈다.배현정씨3명의 자녀를 데리고 전야제를 찾은 40대 배현정씨는 "광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도 5·18에 대해 알려주고자 함께 왔다"며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 늦추지 않고 헌법에 기록해 그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도준식(66)씨는 "총을 들고 싸웠던 나는 80년 5월 23살이었다. 나와 함께 했던 많은 동기가 세상을 떠났다"며 "민주화를 위해 열심히 싸웠는데도 불구하고 민주화운동 유공자만 만들어줬을 뿐 처우개선은 안 됐다"고 하소연했다.그는 "헌법은 국민이 살아가는데 있어 근본이 되는 것이다"며 "5·18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근본이 되는 정신이기에 헌법 전문 수록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만이 근본적 해결책
- · 5.18 최후 항전지 원형 그대로, 8월 첫삽 뜬다
- · 文 정부도 '실패한 5.18 헌법 전문 수록···"尹 정부도 장담 못해"
- · "쪼개진 5.18, 43년 전 광주처럼 하나로 뭉쳐야"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