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산업 탄소 배출, 환경·생태계 위협
다양한 채식 레시피 연구해 공동체 공유
전세계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기후위기로 환경·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시민들에 대한 지속가능발전 교육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독서로 지속가능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에 대해 스스로 학습하고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챌린지에 동참하는 광주 시민들이 있어 주목을 끈다. ‘내 삶을 바꾸는 챌린지’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챌린지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지원으로 진행됐다. 무등일보는 이 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의 사례를 기사로 연재, 지속가능발전교육 시민실천 모델을 알리고 범시민적 운동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연재명은 ‘내 삶에서 지속가능 실천한다’는 의미의 ‘내삶지실’로 명명한다.<편집자주>
"기후위기 시대에 채식을 생활화하는 것은 우리 삶 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입니다. 덩달아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는 걸 지역공동체에 적극 알리겠습니다."
마을활동가 4명으로 이뤄진 '초록충전'팀은 육류산업이 배출하는 탄소가 기후위기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데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육류산업은 그 과정에서 메탄가스로 대표되는 수많은 탄소를 배출하는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는 전세계 축산업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육류 섭취 절제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이들이 내린 결론이다. 실제 영국 기후변화위원회는 탄소중립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육식 자제'를 권고하는 등 선진국에서는 '육류 다이어트'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초록충전팀원들은 단순히 육류를 줄이자는 추상적인 목표가 아닌 '채식의 생활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법. 그들은 자연요리연구가 산당 임지호의 레시피가 담긴 '방랑식객'과 '나의 비거니즘 만화'를 열독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를 따라하는 스터디 방식으로 '채식 밥상' 숙련을 높여갔다.
지난 8월23일 광주도시농업의 상징인 북구 일곡동 한새봉생태공원에서 초록충전팀은 처음으로 스터디를 통해 익힌 레시피로 차린 채식 밥상을 선보였다. 채식월남쌈과 버섯샤브샤브로 이뤄진 채식 밥상은 북구에서 활동하는 마을생태안내자 4명 앞에 놓였다. "표고버섯, 각종 야채로 채수를 만들어도 맛있다", "맛이 깔끔하고 건강해 지는 것 같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돌아왔다.
그 다음 날에는 초등학생 4명에게 채식 밥상을 내었다. 고기 대신 가지를 넣은 카레를 먹은 아이들은 "가지가 고기 식감"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어른과 아이 모두 만족하는 레시피에 초록충전팀은 고무됐다. 양귀순 팀원은 "사실 이전에도 채식 밥상을 만들어주면 일단 가족들의 찡그린 얼굴이 먼저 나왔다"면서 "채소 위주의 다양한 요리법을 알지 못했기에 가족들의 호응이 좋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철에 생산되는 채소로 다양한 요리법을 알게 돼서 좋았다"며 "채식 밥상에 가족들이 좋아할 만한 한두가지 채식 요리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앞으로 먹거리 전환을 위한 모임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채식에 대한 학습과 채식 요리를 연구해 다양한 채식전환 교육에 활동한다는 구상이다.
정수미 팀원은 "육식이 아닌 채식으로도 정말 훌륭한 식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더욱 절실하게 경험했다"며 "채식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경화 팀원은 "활동을 하면서 평소에 정말 많은 양의 육식을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채식 밥상으로 전환하는게 쉽지는 않겠지만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변화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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